현대경제硏 조사, 명목 소득 2만달러… 생활 수준은 3만달러

입력 2012-06-03 19:31


우리나라의 명목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2만2778달러로 세계 34위지만 의식주에 드는 비용이 낮아 구매력 평가기준 1인당 GDP는 선진국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일 ‘명목소득은 2만 달러, 생활수준은 3만 달러-실질 구매력으로 본 한국의 생활수준’ 보고서를 통해 구매력 평가기준 1인당 GDP는 3만1714달러로 일본, 영국 등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발표한 2008년 기준 구매력평가 부문별 주요 생필품 가격을 비교해보면 우리나라의 의식주, 복지, 문화의 소비가격은 선진국에 비해 낮았고 실제 구매력으로 본 우리나라의 생활 형편은 세계 25위였다. 구매력평가 기준 1인당 GDP는 각국에서 생산되는 상품 및 서비스의 생산량과 물가수준을 함께 고려함으로써 실질적인 생활수준을 파악할 수 있다.

구매력 평가기준으로 OECD 평균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 주택, 수도, 전기, 연료비는 47%나 낮았다. 자동차, 기차, 차량 등 모든 운송서비스, 운송장비 및 유지관리비 등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교통비는 30% 낮게 나타났다. 담배가격은 51% 낮았다.

의류와 신발가격도 10% 낮다. 이는 미국보다 높지만 영국과 일본에 비해선 낮은 수준이다.

의료서비스와 의료용품을 포함하는 의료비도 OECD 평균보다 48% 낮았다. 우편, 전화, 팩스 장비 구매 및 서비스 관련 비용을 모두 포함하는 통신비는 41% 쌌다. 오락·문화 관련 비용은 24%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음식·숙박서비스 가격은 5% 낮았다.

그러나 서민경제와 밀접한 필수 식료품이 OECD 평균보다 3%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기는 64%가 높았다. 과일, 야채는 20%가 비쌌다. 곡류는 OECD 평균보다 11% 낮지만 우유, 치즈, 계란은 22% 높았다. 기호식품인 주류와 비주류 음료의 가격도 각각 20%, 33%씩 높았다.

이에 따라 식료품에 대한 가격안정화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동시에 전기, 수도 등 공공인프라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과소비나 재정부담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점진적으로 적정 수준으로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조언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