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산 프라이팬價 뻥튀기, 수입가 최대 3.5배… 주부클럽연합회, 수입 8종 국내 판매가 등 실태 조사

입력 2012-06-03 19:29


테팔, 휘슬러 등 유럽산 프라이팬의 국내 판매가격이 수입가격에 비해 최대 3.46배에 이르는 등 유통업체들이 상당한 폭리를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국내 백화점에서 팔리는 프라이팬이 외국 백화점의 같은 브랜드보다 57.4%나 높게 팔리기도 했다.

대한주부클럽연합회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4월 25일∼5월 5일 수입 프라이팬 8종의 국내 판매가격을 백화점, 대형상점, 온라인쇼핑몰, 전통시장 등에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는 프랑스, 독일, 영국, 미국 등 6개국의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21개 매장이 대상이 됐다.

조사에 따르면 국내 프라이팬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테팔과 휘슬러 등 4개 수입 알루미늄 프라이팬의 소비자가격은 수입가격보다 평균 2.9배 높았으며 제품별로는 최저 2.45배에서 최고 3.46배에 달했다.

주부클럽연합회 관계자는 “이는 수입·유통업체들이 차지하는 몫이 수입가격의 평균 1.9배에 해당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판매관리비, 인건비, 매장비 등 제반비용을 고려해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수입·유통업체들이 독점적인 계약·유통을 통해 소비자가격을 높이고 많은 이윤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수입 유통업체들이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른 관세철폐로 인한 원가 하락요인을 감안해 합리적인 수준으로 가격을 책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휘슬러, 볼 로직, 볼 다이아몬드플러스, WMF 등 고가 수입프라이팬 4개의 국내외 백화점 판매가격도 격차가 컸다. 독일의 볼 다이아몬드플러스는 국내 백화점에서 23만원에 팔려 외국 백화점 판매가(14만6137원)보다 57.4%나 비쌌다. 볼 로직과 휘슬러 프라이팬도 국내 백화점에서 외국보다 각각 44.9%, 25.2% 비싸게 팔렸다.

한일, PN풍년 등 국내 백화점에서 팔리는 국산과 유럽산 제품의 평균 가격은 스테인리스의 경우 국산 9만5750원, 수입품 20만3333원이고, 알루미늄은 국산 3만9500원, 수입 9만2820원으로 가격차가 각각 2.12배, 2.35배였다.

한편 한·EU FTA 발효 전·후 소비자가격 변동을 보면 독일 WMF의 세라룩스는 20.1%, 휘슬러 알룩스 프리미엄은 6.5%, 이탈리아 TVS블랙뷰티는 4.7% 각각 인하됐다. 독일 볼(WOLL)의 로직, 프랑스의 테팔 나추라는 가격변동이 없었다.

주부클럽연합회는 “소비자가격과 수입가격 추이를 종합적으로 봤을 때 대부분 수입 프라이팬의 국내소비자 가격 인하 폭은 수입가격 하락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회는 가격 인하 유도를 위해서는 국내 백화점 등 유통업체의 직수입 확대, 국산의 품질 향상, 정부의 병행수입 활성화 대책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결과는 스마트컨슈머(smartconsumer.go.kr)에 공개된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