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서 제외된 농협 하나로마트 ‘반사이익’… 휴일 고객들 대거 몰리면서 매출 5∼6%까지 증가
입력 2012-06-03 19:19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에 대한 월 2회 강제 휴업이 시작된 이후 농협이 운영하는 하나로마트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3일 하나로마트 양재점에 따르면 전국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60%가 휴무한 지난달 27일 인근 이마트와 코스트코, 킴스클럽 등을 찾았다가 허탕 친 고객들이 몰리면서 매출이 5∼6% 늘었다. 인근 대형마트들은 매달 둘째 주와 넷째 주 일요일 영업을 안 하지만 이 지역에서 가장 큰 하나로마트는 휴일 없이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농수축산물 판매가 전체 매출의 51%를 넘으면 의무 휴업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 규정 덕분이다.
하나로마트 양재점은 6000평 규모에 하루 평균 12억원, 연간 438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주말에는 평균 14억∼15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도봉구의 하나로마트 창동점도 이 지역에서 매출 1위 점포다. 하나로마트 측은 농수축산물 판매 비중이 60∼70%에 달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실제는 이와 다른 경우도 많다.
민주통합당 정범구 의원이 지난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2010년 하나로마트 매출 실태’에 따르면 전국 2070개 점포 중 10%에 해당하는 602개 하나로마트의 농수축산물 판매 비중이 10%도 안됐다. 농수축산물 판매가 전혀 없는 하나로마트 점포도 19개에 달했다.
하나로마트가 대형마트 규제에서 제외된 데 대해 논란이 일자 전북 정읍의 하나로마트는 자진해서 매달 둘째 주 일요일을 휴무일로 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로마트는 농수축산물 등 신선식품 비중이 60∼70%로 재래시장과 직접적 경쟁관계에 있는데 오히려 대형마트 규제대상에서 제외돼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
한편 영업규제 이후 대형마트들은 평일 영업시간을 늘리거나 인터넷 주문 및 배송서비스를 강화하고 의무휴업일 전날 대폭 할인행사 등을 통해 매출감소를 만회하고 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에도 불구하고 재래시장 매출 증가효과는 거의 없는 반면 소비자들이 전날 미리 장보기에 나서면서 의무휴업 전날 매출이 30∼40%씩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