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재판부, 무바라크 25년형 선고

입력 2012-06-03 19:20

30년간 이집트를 철권통치하다 물러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25년형을 선고받았다.

이집트 재판부는 이날 오전 카이로 외곽 경찰학교에서 열린 선거공판에서 시위대를 유혈 진압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무바라크에게 법정최고형인 25년 형을 선고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그가 84세의 고령임을 감안할 때 사실상 종신형을 받은 셈이다.

이집트 검찰은 지난달 31일 최종 심리에서 “한두 명 혹은 수십 명의 민간인을 살해한 사건이 아니라 전 국민을 살해한 사건”이라며 무바라크에게 사형을 구형했었다.

무바라크는 시민혁명이 진행된 지난해 1월 25일부터 2월 11일까지 18일 동안 시위대를 강경 진압해 850명의 사망자를 내고 집권 기간 부정 축재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이집트 시민 1만여명은 타흐리르 광장에 몰려나와 무바라크의 두 아들의 부패 혐의와 경찰 고위간부 6명의 유혈진압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한 데 대해 항의시위를 벌이는 등 선고 결과를 둘러싼 정국이 혼란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