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군전력 60% ‘亞·太’ 배치… 中 견제위해 2020년까지 10% 증강

입력 2012-06-03 19:16

미국이 2020년까지 해군 전력의 60%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배치하고 6척의 항공모함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은 2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현재 50% 정도인 미 해군함정의 아태지역 배치 비율을 2020년까지 60%로 늘리는 등 해군 함대의 배치를 재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해군력 아시아 집중 재배치 방침은 지난 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새 국방전략 발표를 통해 미군 전략의 우선순위를 아태지역에 두겠다고 천명한 이후 처음으로 나온 구체적인 계획이다.

패네타 장관은 또 태평양 지역에 배치된 항모도 6척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해군은 현재 11척의 항모 중 6척을 태평양 지역에 두고 있으나 내년에 항모 엔터프라이즈호가 퇴역할 경우 5척으로 숫자는 줄어들게 된다. 패네타 장관의 언급은 2015년까지 취역할 신예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호를 태평양에 배치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한 싱가포르는 자국에 미국 해군이 최대 4척의 전투함을 배치하겠다는 제안을 승낙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3일 보도했다. 미 해군은 내년 2·4분기에 전투함 4척 가운데 한 척을 보내는 등 차례로 함정들을 파견할 계획이다.

이러한 미 해군력의 아시아 집중 배치 방침은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대응, 중국을 봉쇄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간의 긴장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패네타 장관은 해군력 재배치가 중국을 봉쇄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면서 “우리가 아시아에 대한 개입을 재조정하고 강화하려는 것은 중국의 발전 및 성장과 완전히 양립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이 이번 회의에 량광례(梁光烈) 국방부장을 비롯해 인민군 장성들을 보내지 않은 것과 관련, 아시아지역의 안보를 주제로 한 회의를 미국이 주도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