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당권파, 다시 똘똘 뭉치고 vs 신당권파, 출당 밀어붙이고

입력 2012-06-03 18:58

통합진보당의 대표와 최고위원 등 당직 선거 일정이 확정됨에 따라 신·구 당권파의 본격적인 당권 투쟁이 시작될 조짐이다.

위기에 몰린 경기동부연합의 구당권파는 다시 뭉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고, 신당권파는 일부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석기 김재연 국회의원의 출당을 밀어붙인다는 방침이다. 통합진보당은 2일 국회에서 전국운영위원회를 열어 오는 25∼29일 당원 투표를 갖고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한 뒤 7월 8일 2기 지도부를 공식 출범시키기로 했다. 신·구 당권파의 6월 대회전 일정이 확정된 것이다.

구당권파는 우선 2차 진상조사위에서 1차 조사위의 총체적 부정·부실 경선 결과 발표를 뒤집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국면에서 중립적 태도를 갖고 있는 부산·울산·경남연합과 손을 잡고 당권을 다시 확보하려는 전략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유시민 전 공동대표의 국민참여당계를 당 지도부에서 축출시키는 것이다.

그런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혁신 비대위에 의해 당직에서 물러난 백승우 전 사무부총장 등 구당권파 5명은 부당한 인사를 했다는 이유로 지난주에 권태홍 혁신 비대위 공동집행위원장을 당기위에 제소했다. 현재 공동집행위원장은 참여당계의 권태홍, 울산연합의 민병렬 두 사람이다. 민 위원장을 제소에서 제외한 것은 구당권파의 친(親)울산연합 전략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민 위원장은 지난달 20일 트위터에 “비례대표 당선자에게 더 이상 정치적 노력 없이 사형선고인 제명해야 한다는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다소 비판적 의견을 올리기도 했다.

당의 주요 지지단체 중 하나인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은 지난 1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가진 강기갑 혁신 비대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단 한 명이라도 억울한 누명을 쓰게 해서는 안 된다”고 신당권파를 비판했다. 신당권파의 강 위원장이 전농 부의장 출신이고, 이 자리가 언론에도 공개된 자리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신당권파로서는 상당히 신경이 쓰이는 발언이다.

하지만 강 위원장은 중앙위 폭력사태 조사와 관련, 구당권파를 겨냥해 “당에서 절대 관용이 없다”고 못 박았다. 6월 대회전을 앞두고 구당권파를 몰아붙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당내에서는 당 지도부에서 배제되면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범민족해방(NL)계가 다시 뭉치는 분위기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서울시당은 3일 당기위에서 이석기 김재연 의원 등 4명으로부터 오는 6일 소명을 듣고 징계 수위를 정하기로 결정했다.

김명호 기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