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경선주자 3인방 ‘박근혜 압박 공동작전’… 친박 지도부 탄생에 위기감 “경선준비위부터 구성하라”

입력 2012-06-03 18:41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 등 새누리당 비박(非朴) 잠룡 3인방이 대선후보 경선 준비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며 ‘박근혜 압박 공동작전’에 돌입했다.

정 전 대표 측 안효대 의원과 이 의원 측 권택기 전 의원, 김 지사 측 신지호 전 의원은 3일 여의도 당사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세 주자들이) 이대로 가면 정권재창출이 어렵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와 조속한 경선 일정 가시화를 위해 경선 준비위 구성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각 후보 추천인사와 중립적인 외부인사 등 10명 내외로 경선 준비위를 구성하고 산하에 ‘국민참여경선 제도개선 소위’와 ‘후보자 검증 소위’를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박 주자들의 이 같은 요구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규상 기구인 경선 관리위가 구성되기 이전에 별도의 경선 준비위를 만들어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룰 등을 전면 재검토하자는 것이다.

경선 관리위가 친박계 인사들로 채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측근 인사들을 경선 준비위에 참여시켜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친박계를 전방위로 공략해 보자는 게 잠룡 3인방의 전략이다.

안 의원 등은 “4월 총선 이후 당 대표와 원내대표, 최고위원의 절대 다수가 특정인(박 전 위원장) 측 인사들이고 사무총장도, 입법부 수장 자리까지 특정인 측이 차지했다. 이 때문에 특정인의 마음을 잡으려는 충성경쟁이 도를 지나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견제와 균형의 원칙이 실종된 채 당이 ‘1인 사당’으로 전락했다는 냉소와 비판 여론이 따갑다”면서 “반면 민주당은 흥미진진한 대표 경선을 통해 총선 패배 후유증을 극복하고 역동성을 확보해 가고 있다. 민주당의 현 모습이 ‘생물’(生物)이라면 새누리당은 ‘화석’(化石)”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재오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 글을 통해 “(박 전 위원장이) 오픈프라이머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자기 눈높이에 국민을 맞추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는 정치를 한다면 오픈프라이머리를 안 받을 수가 없다. 결국은 도입하게 될 것”이라면서 “(박 전 위원장이) 급하면 인심 쓰듯 할 것이다. 두고 보세요. 민심이 이러하다”고 했다.

정 전 대표는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안보와 북한 문제 등에 대한 공약을 밝혔다. 특히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대외에 천명하고 나왔는데, 우리도 미국에 의존하는 핵전략을 넘어 자체적으로 핵무기 보유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정 전 대표는 “6자회담을 비롯해 지난 20여 년에 걸친 한반도 비핵화 외교는 실패했고 이는 바로 우리 정치의 실패”라면서 “안보 정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며 최소한 핵무기 보유 능력을 갖춰서라도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