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아르망” 세계를 훔친 두 요정, 그녀들이 왔다… 10년만에 온 발레 ‘까멜리아 레이디’
입력 2012-06-03 17:51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프리마돈나 강수진(45)과 수석무용수 강효정(27)이 국내 무대에 함께 오른다. 15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3차례 올려지는 발레 ‘까멜리아 레이디’에서 강수진은 주인공 마르그리트 역할을, 강효정은 극중 마르그리트가 좋아하는 공연 ‘마농 레스코’의 주인공을 각각 맡아 호흡을 맞춘다.
‘마농 레스코’ 공연을 즐겨 관람하는 마르그리트는 이 공연장에서 남자 주인공 아르망을 만난다. 마르그리트는 마농이 신분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연인 데 그리외와 파경에 이르는 것을 자신의 상황에 대입해 아르망을 떠나기로 결심하게 된다. 폐결핵으로 쓸쓸히 죽어가는 마르그리트는 마농과 데 그리외와 더불어 삼인무를 추는 꿈을 꾼다.
2008년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내한공연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강수진이 주인공 줄리엣으로, 강효정이 군무단 중 한 명으로 출연한 이후 두 사람이 국내 무대에 나란히 오르는 것은 처음이다.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대표적 드라마 발레 레퍼토리인 ‘까멜리아 레이디’의 내한공연은 2회 전석매진을 기록한 2002년 세종문화회관 무대 이후 10년 만이다.
1986년 슈투트가르트 최초의 동양인으로 입단한 강수진은 97년 수석무용수로 승격한 후 99년 ‘까멜리아 레이디’를 통해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브누아 드 라 당스’를 수상했다. 2004년 슈투트가르트에 입단한 강효정은 2011년 ‘로미오와 줄리엣’ 주역 무대 이후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수석무용수로 승격했다.
강수진은 강효정에 대해 “재능이 많고 노력하는 훌륭한 무용수”라고 평가한다. ‘까멜리아 레이디’의 남자 주역 마레인 라데마케르는 “강효정은 신체적으로 놀라운 조건을 가졌을 뿐 아니라 매우 섬세하고 감성적이다. 그녀는 인물의 감정을 전달하는 것에 유려하고 슈투트가르트 발레 전통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무용수”라고 칭찬했다고 한다.
‘까멜리아 레이디’는 ‘오네긴’ ‘로미오와 줄리엣’과 더불어 강수진을 대표하는 3대 드라마 발레 중 하나다. 강수진은 배역에 완벽하게 빠져들어 섬세한 표현력과 정확한 테크닉으로 무대를 압도한다.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예술 감독이자 최고 무용수였던 마르시아 하이데(73)가 78년 초연했고, 90년대 중반부터 하이데가 총애한 강수진이 이어 받았다.
알렉상드르 뒤마의 ‘라 트라비아타(춘희)’를 원작으로 하는 이 공연은 동백꽃(까멜리아)을 좋아하는 코르티잔(부유층의 공개 애인)과 순수한 귀족 청년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발레로 풀어낸 작품이다.
1840년대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극의 전개가 빠르며 화려한 안무에 쇼팽의 섬세한 선율이 더해져 관람객들을 사로잡는다. 안무는 존 노이마이어 함부르크 발레단 예술감독이 맡았다. 관람료는 5만∼25만원(1544-1887).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