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전시-풍경 추상화 박영남의 ‘달의 노래’] 붓 대신 손으로 그려… 몽환적 정서 선사

입력 2012-06-03 18:01


자연 풍경을 추상적으로 그려내는 박영남(63) 작가는 캔버스 위에 물감을 부은 다음 붓 대신에 손으로 그림을 그린다. 물감은 금세 굳어버리기 때문에 그의 작업은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순간의 직관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제된 면의 분할과 긴장감 넘치는 선의 흔적으로 화폭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그는 자연 조명 아래에서 작업한다. 그의 작품에서 중요한 이미지로 작용하는 흑과 백의 색채는 형광등 불빛보다는 자연광 아래 더욱 빛난다. 여러 겹으로 칠한 색색의 단층은 마치 달빛을 머금은 듯 몽환적인 정서를 선사한다. 그의 전시 ‘달의 노래’가 7일부터 7월 1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다. 6년 만의 개인전으로 신작 50여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하늘에 그려본 풍경’(사진) 연작을 통해 자연의 풍경을 사각형과 원, 수직선과 대각선 등 기하학적 형태로 표현한다. 흑백의 서사적 무게감을 전하는 작품과 달빛을 기다리는 고매하고 순수한 심성이 담긴 추상회화가 아름답게 다가온다. 그는 “작품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찾던 유토피아라면 좋겠다”고 말했다(02-720-1020).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