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델 교수 “작은 가게들 번영 누릴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

입력 2012-06-01 22:04

신간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출간을 계기로 방한한 마이클 샌델(59·사진) 미국 하버드대 정치학과 교수의 특별강연이 1일 서울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1만5000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열렸다. 수많은 청중들의 박수갈채와 함께 등장한 샌델 교수는 “굉장히 놀랍다”며 한국말로 “여러분 사랑해요”라고 말해 더욱 열렬한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그는 “오늘 아주 어려운 난제들을 이야기해 볼 것이다. 이것들은 많은 분들이 서로 이견을 가진 주제일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가 하나의 답에 도달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을 논의하는 정신, 그리고 상호존중이다. 서로 이견에 대해 존중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샌델 교수는 “오늘 주제는 민주주의 국가가 전 세계적으로 직면한 문제이다. 돈의 역할, 그리고 시장의 역할이 무엇이어야 하느냐이다. 오늘날 보시면 돈이 살 수 없는 것들이 줄어들고 있다. 즉 돈은 거의 모든 것을 살 수 있다. 그런데 이게 과연 바람직한가”라고 강조했다. 샌델 교수의 강연 티켓은 인터넷에서 암표로까지 거래돼 그의 인기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앞서 이날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한국에서 대형마트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문제와 관련, “만약 소비자에게 최저가 제품을 제공하는 게 유일한 가치라면 규제정책 도입을 반대하는 합당한 이유가 되지만 최저가로 물건을 사는 게 사회의 유일 가치는 아니다”며 “중소기업, 특히 지역사회의 작은 가게들이 번영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많은 돈을 들이지 않아도 교육에 접근할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며 “이는 정부와 대학이 함께 공유해야 하는 책임”이라고 말했다.

정철훈 문학전문기자 c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