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만에 나타난 이정희 “억울한 사람만 희생”, 일부 진상조사특위 위원 “나가달라” 거센 항의
입력 2012-06-01 21:53
통합진보당 구당권파의 ‘얼굴’이었던 이정희 전 공동대표가 1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2일 폭력사태가 벌어지기 직전 중앙위원회에서 대표직을 내려놓은 지 20일 만이다.
이 전 대표는 서울 대방동 당사에서 열린 ‘진상조사 보고서 결과에 따른 후속처리 및 대책 특별위원회’ 회의에 나타나 구당권파 입장을 대변하는 글을 특위 위원들에게 돌렸다. 그는 글에서 “이번 비례대표 경선 부정의 본질은 온데간데없고 억울한 사람만 희생당하고 있다”며 이석기, 김재연 비례대표 의원들을 재차 옹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의 예상치 못한 등장에 당황한 일부 특위위원들은 “나가달라”고 항의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 측은 “정치활동 재개가 아니라 특위의 출석 요구가 있어 나가 설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놓고 정치권에서는 구당권파가 신당권파 중심의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안으로 들어와 ‘내부 투쟁’을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구당권파의 당원 비대위 오병윤 위원장이 이날 라디오에 나와 “혁신 비대위가 당 지휘 권한을 갖고 있다고 인정한다. 현실적으로 (혁신 비대위를 당 공식기구로) 인정한다”고 발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강기갑 혁신 비대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중앙위 폭력 사태와 관련해 “폭행 당사자들의 진심 어린 사과가 없이는 당의 관용도 없다”고 못 박았다.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자진사퇴를 압박하며 새누리당과 보조를 맞추고 있는 민주통합당에 대해서는 “지금은 계란을 주머니 속에 넣고 레슬링하는 심정이다. 우리 당 쇄신 노력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한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