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부부 유머에 백악관 웃음바다… 전·현 대통령 초상화 제막 한자리

입력 2012-06-01 18:50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부부가 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자리를 함께했다.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부시 전 대통령 부부의 초상화 제막을 위해서다.

하지만 이날 모임에서 두 전·현직 대통령은 정치 얘기는 일절 삼갔다. 본격 재선 운동에 돌입한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부시 행정부가 ‘엉망으로 만든’ 경제를 물려받았다는 발언을 곧잘 해 왔다.

농담과 칭찬이 오가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특히 부시 부부의 유머가 빛났다.

부시 전 대통령은 “아마 앞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어려운 나라 문제들과 씨름하면서 이 방을 서성일 때 이 초상화를 바라보면서 ‘조지,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물어볼 게 될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또 부인 로라 부시에 대해 언급하면서 “역대 최고의 대통령 부인”이라고 얘기한 후 곧바로 자리에 함께 있던 역시 대통령 부인이었던 자신의 어머니 바버라 부시를 바라보며 “엄마, 미안해요”라고 덧붙여 폭소를 이끌어냈다. 로라 부시 여사는 “전 입주자의 사진을 걸어 놓고 사는 집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말이 있지요”라고 조크했다.

이날 행사에는 부시 전 대통령의 정치참모이던 칼 로브, 조시 볼턴, 앤디 카드 전 백악관 비서실장, 댄 페니로 전 대변인 등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참모들도 대거 참석했다.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 부시 전 대통령 가족들과 오찬을 함께했다.

현직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의 초상화를 공개하고 내거는 것은 백악관의 전통으로 4년이나 8년에 한번씩 거행된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