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스페인어 기자회견 정례화… 히스패닉 파워?
입력 2012-06-01 18:50
미 국무부가 지난 3월 8일(현지시간)에 이어 6월 1일 스페인어로 언론 브리핑을 한다. 국무부가 영어 이외의 언어로 공식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것은 스페인어가 처음이다. 국민일보의 질문에 31일 국무부 관계자가 “확정된 건 아니다”고 했지만 사실상 스페인어 기자회견이 정례화되는 분위기다.
브리핑은 남미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마이크 해머 국무부 공보 담당 차관보가 진행한다. 그는 이에 앞서 지난 3월 개통한 국무부의 스페인어 트위터 계정을 통해 질문을 받고 답변하는 ‘트위터 브리핑’도 할 예정이다.
국무부는 따로 브리핑을 하는 이유에 대해 중남미 국가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한다. 해머 차관보는 “중남미 국가 특파원들과 접촉하는 가운데 스페인어 기자회견에 대한 요구가 있었고 이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세계를 상대로 미국의 외교정책을 알릴 좋은 기회라고 받아들여 성사됐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과의 지리적 근접성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따로 기자회견을 갖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미국에서 가장 급속하게 인구가 늘고 있는 히스패닉(남미계 주민)을 고려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국무부를 담당하는 AP통신의 매튜 패딩턴 기자는 “부분적으로 미국 내 히스패닉의 영향력을 의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미국에서 스페인어의 지위를 둘러싼 논란에 다시 불이 붙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캘리포니아주 등 히스패닉 인구비율이 크게 높은 주에서는 스페인어를 공용어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