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연·소음 무방비 ‘자전거터널’ 시끌… “혈세낭비”
입력 2012-06-01 18:41
경남 창원시 안민터널 자전거도로(사진)가 정부의 사업추진에 밀려 무리하게 시공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터널 안 매연과 소음 문제에 대한 뚜렷한 대책도 마련되지 않고 있어 말썽이 될 가능성이 높다.
1일 창원시에 따르면 편도 1.8㎞에 이르는 안민터널 자전거도로는 국가자전거도로 네트워크 구축사업의 하나로 추진된 전국 최초의 터널 내 자전거도로다.
국가자전거도로 네트워크 구축사업에는 총 사업비 1004억원이 투입됐으며, 향후 10년간 1조여원이 더 들어간다.
당초 창원시는 자전거도로를 함안 산인고개∼창원 홈플러스∼안민고개∼진해구 용원∼부산시 강서구로 연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안민고개로 연결하는 것이 어렵게 되자 안민터널로 변경, 현재의 터널 자전거도로가 만들어지게 됐다.
그러나 터널 내 자전거도로가 갖춰야 할 매연과 소음에 대한 유해물질 타탕성 분석이 사업초기부터 이뤄지지 않은 채 현재 사업 공정률이 80%인 상태다. 벌써부터 자전거 이용자들의 불만이 거세다.
시민 강용기(37)씨는 “마스크와 귀마개를 착용해야 달리 수 있는 터널 안 자전거도로를 누가 얼마나 이용하겠느냐”며 “졸속행정으로 아까운 혈세만 줄줄 새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행정안전부에서 당초 유해물질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하지 않았다”면서 “이제 와서 시가 예산을 추가 투입할 수도 특별한 대안도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달 중순 발표 예정인 터널 내 환경오염 모니터링 결과에 따라 추가 대책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창원시가 검토 중인 매연·소음 차단책도 안민터널 내 배풍기 10기를 출퇴근 때 풀가동하는 방법, 마스크·보안경·귀마개 등 안전도구의 생활화 홍보 등에 그치고 있다.
이윤기 마산YMCA기획부장은 “이용자가 적은 현 상황에서 추가로 예산을 투입해 캐노피 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세금 낭비밖에 안된다”며 “우선 마스크를 비치하고 환풍기를 설치한 후 이용자가 늘어나면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등 단계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창원=글·사진 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