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당권파 종북 성향·비례대표 경선 부정 비판 쏟아져… 통합진보 새로나기특위 1차 토론회 이모저모
입력 2012-05-31 19:10
통합진보당의 새 정책노선 정립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은 당 새로나기 특위의 첫 번째 토론회에서는 구당권파의 종북(從北) 성향 등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졌다. 31일 오후 국회도서관 회의실에서 ‘민주주의와 소통, 통합진보당의 혁신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는 4시간 가까이 이어지며 당내외 인사들의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강기갑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국민과 소통하지 못하고 나만 옳다고 외치는 사람이 공당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위원장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는 진보정치는 이제 국민들로부터 용납 받지 못한다. 질타의 목소리를 경건한 마음으로 듣겠다”고 말했다.
토론은 박원석 특위 위원장의 발제문 발표에 이어 성공회대 김민웅 조희연 교수, 박상훈 도서출판 후마니타스 대표, 최순영 전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등이 나서 발언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최순영 전 의원은 구당권파의 핵심이자 이번 비례대표 경선부정 장본인으로 지목된 이석기 의원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2008년 진보신당 분당 후 (민노당) 비대위 집행위원장을 맡았는데 그때 당의 빚 50억원 가운데 CNP전략그룹에 진 빚이 20억원이었다. CNP 관련 당직자들을 대기발령해놓고 다시 나중에 살펴보니 다 복직됐더라. 당시에 그들을 정리했으면 이런 사태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CNP전략그룹은 이석기 의원이 운영했던 홍보회사다. 최 전 의원은 이어 “통합진보당이 4·11 총선에서 13석을 얻어 원내 제3당으로 덩치가 커지면서 당내 각 정파가 권력 나눠먹기에 혈안이 된 것도 이번 사태의 배경”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조희연 교수는 “통합진보당의 정파 갈등이 보수세력 집권을 유리하게 만들고 있다”고 강력 경고했다. 그는 비례대표 경선 부정과 관련해서는 “소스코드 열람이나 동일 IP 중복투표 등을 보면 부실·부정 선거가 명백하다”면서 “이를 우선 인정하는 데서 당 혁신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다만 이번 사태를 주사파 척결론으로 보는 견해는 비판해야 한다. 종북이라는 이름의 폭력이 난무하는 것에는 단호히 대처한다”고 주문했다. 박상훈 대표는 “이제는 운동권 문화를 벗어나야 한다. 민주적 절차가 병행될 때에만 진보정당의 가치가 있다”고 언급했다.
토론회장에는 패널 및 취재진 이외 참석자는 거의 없었고 구당권파 인사와 당원은 단 한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구당권파 관계자는 언론과의 접촉에서 “종북 척결이라고 포장하면서 우리를 척결하겠다고 공표하는 자리 아니겠는가. 참여 제안을 받은 적도 없다”고 반감을 표시했다. 이석기 의원은 이날도 토론회는 물론 국회에도 나오지 않았으며, 김재연 의원은 같은 시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조윤숙 비례대표 경선 후보에 대한 당기위의 제소 철회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