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한국기업 쿠릴열도 개발참여 항의
입력 2012-05-31 18:58
일본 정부가 한국 기업의 러시아 쿠릴열도 개발 사업 참여에 공개적으로 항의하고 나섰다.
31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외무상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일본과 러시아가 영토분쟁 중인 쿠릴열도(일본은 ‘북방영토’로 표기) 개발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한 것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겐바 외무상은 “(한국 기업의 쿠릴 개발 사업 참여는) 마치 러시아의 관할권을 전제로 한 것 같은 행위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매우 유감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러시아 측에 항의했으며, 한국 정부에도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쿠릴열도 4개 섬 가운데 이투룹(일본명 ‘에토로후’)의 해안 벽 공사를 하청받은 한국 기업의 기술자 등 약 50명이 지난 19일 현지에 상륙했다. 해안 벽 공사는 러시아 정부가 추진하는 ‘쿠릴열도 사회경제발전계획’에 포함돼 있다. 한국 기업이 참여한 해안 벽 건설 공사의 사업 규모는 약 14억 루블(약 530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기업 기술자들은 건설 관련 자재와 기계류 등을 반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릴열도를 관할하는 사할린주의 알렉산드르 호로샤빈 지사는 지난 12일 한국과 중국 기업이 쿠릴열도의 4개 섬 가운데 이투룹과 쿠나시르(일본명 ‘구나시리’)에서 인프라 정비와 농업생산에 참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는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북서쪽의 이투룹과 쿠나시르, 시코탄, 하보마이 등 4개 섬을 일컫는 쿠릴열도에 대해 2차 세계대전 이후 합법적으로 귀속됐다며 실효지배하고 있으나 일본은 역사적으로 자국 영토라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