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지원 종자연 “불교단체 아니다” 발뺌

입력 2012-05-31 18:21


불교계의 지원을 받으며 미션스쿨 내 종교교육은 물론 공직자들의 신앙표출까지 법적으로 틀어막은 종교자유정책연구원(종자연·공동대표 박광서)이 “자신들은 불교단체가 아니다”며 발뺌, 빈축을 사고 있다.

종자연 관계자는 30일 국민일보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종자연은 불교단체가 아니다. 오해를 말아 달라”면서 “불교계의 오더(지시)를 받아서 하는 것도 아니고 불교신자만 모여 개신교를 공격하자는 것도 아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종자연은 참여불교재가연대 부설단체로 “종단과 사찰에서 앞장서기 어려운 일을 맡아주니 감사하다”며 사찰과 종단으로부터 지원 받은 바 있다.

또 2010년엔 템플스테이 논란이 일자 훼불 행위를 막는다는 명목아래 대한불교조계종 총본산인 조계사 신도를 모아놓고 훼불·편향사례 모니터링 방법과 사례발견 시 행동요령을 수차례 교육하기도 했다. 이런 데도 종자연은 ‘불교 단체가 아니다’며 궁색한 변명을 내놓은 것이다.

종자연의 이 관계자는 또 ‘기독교의 종교편향 사례만 조사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현안대응을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지 우리가 개신교쪽만 문제제기를 한 것은 아니다”라고 변명했다.

이 관계자는 ‘타 종교의 종교편향 조사 내역을 밝혀달라’는 기자의 요청엔 답변도 하지 못했다.

이어 기자가 한국교수불자연합회 이사와 한국불교재가회의 운영위원, 조계종 화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광서 공동대표의 정체성에 대해 묻자 “그것은 공동대표님의 개인 활동일 뿐 그런 활동을 한다고 해서 종자연이 불교쪽에 편향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템플스테이나 KTX 통도사역 병기 논란 등의 종교편향 사례에 대해 함구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문한데 대해선 “템플스테이는 연구를 안 해봐서 모르겠다. 국가 정책인데 저희들이 문제제기 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라고 본다”고 답변을 피해갔다.

계속해서 기자가 “‘Jesus love you’ 문구가 적힌 고려은단 간판이나 당진군립합창단 등 지엽적인 문제로 한국교회를 공격했으면서도 정작 수백억원의 국고가 투입되는 불교계의 종교편향 논란에 대해 침묵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문 했으나 이 관계자는 “실무자가 3명밖에 안되는 데 그것까지 할 수 있는 역량이 안 된다. 매일 일어나는 일상을 처리하기에도 바쁘다”고 비켜가기 급급했다.

답변이 너무 옹색하다고 느꼈던 지 이 관계자는 말미에 “앞으로 지하철 역사 등 공공기관 내 게시되는 연등 문제를 제기할까 싶다”면서 “향후 우려하는 대로 (기독교만) 문제제기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헌법에 위배되는 내용 있으면 불교든 개신교든 구별하지 않고 모두 문제제기를 할 테니 잘 좀 봐 달라”고 부탁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