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의 피해자 더이상 있어선 안된다" 신천지 폐단 실태 보고 기자회견
입력 2012-05-31 21:11
“신천지는 종교가 아닌 반(反) 사회적 집단입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한국교회평신도단체협의회 등 10여개 단체가 연합한 신천지대책한국기독교연대는 31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독교 사칭, 사이비종교 신천지의 사회·종교적 폐단의 심각성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적극적인 포교에 나서고 있는 신천지(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총회장 이만희)의 실상을 공개했다.
기독교연대는 이날 공개한 자료에서 “신천지 집단은 기독교의 한 종파라 사칭하며 기독교인과 천주교인을 거짓된 방법으로 포섭해 종말론적 교리를 주입시키고 있다”며 “이로 인해 가출과 학업포기, 직장포기, 부부이혼, 가정 내 자살과 살인 등을 유발시켜 가정을 파괴하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독교연대에 따르면 신천지는 30일 이상 교육을 할 경우에 학원등록을 하도록 한 규정을 무시한 채 20년간 비밀리에 위장신학교 등 400여 곳의 정신개조용 교육시설을 운영했다. 또 26년간 허위로 기부금영수증을 발급했으며, 수백 곳의 차명 부동산은 ‘부동산실소유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신천지 유관단체인 (사)만남이 신천지의 교의를 내포하여 제작한 손도장 태극기를 국립 현충원에 보관해 국기법을 위반하고 국가의 존엄성을 모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독교연대는 신천지와 정치권과의 유착관계도 공개했다.
기독교연대는 “신천지는 2002년과 2007년에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으며 모 정당에 1만여 명의 신도가 당원으로 가입하도록 지시했고, 이후 신천지 관계자는 정부기관 및 당직에 기용됐다”며 “대가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신천지에서 활동했던 신현욱(전 신천지 교육장)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 구리 상담소장과 안희환 기독교싱크탱크 대표, 임웅기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장, 엄승욱 신천지대책전국연합 총무의 신천지 피해사례와 포교전략, 대처 방안에 대한 설명했다.
신 소장은 내년 중반 신천지 신도는 14만 4000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탈자도 많아 신천지 측의 신도 수 발표는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다고 했다. 특히 최근 신천지가 천주교 포교 활동을 적극 벌여 천주교 측에서 신천지 경계령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신 소장은 올해 14만 4000명을 채운다는 기대와 소망으로 그들의 전도열은 극에 달해 있으며 특히 1차 목표를 신천지 본부가 소재한 경기도 과천 지역으로 교인들을 이주시켜 관할시장 등을 바꾸는 ‘과천산 옮기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안 목사는 인터넷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목회자나 기관의 비방 동영상의 원본이 신천지에 만든 것으로 확인되거나 추정되는 동영상이 582건으로 전체동영상의 74.7%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 목회자 비방 동영상유포자 중 신천지 신도는 319명으로 확인 또는 추정돼 전체 582건 중 68.8%를 기록했다. 발표자들은 최근 신천지가 포교에 대한 교육 지침서를 만들고 기성교회와 신학대 등에 침투하는 등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포교에 나서고 있다며 개교회가 상대할 것이 아니라 교계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발간한 이단 관련 자료집에 따르면 신천지 교주 이만희는 구원파, 하나님의 교회(안상홍)와 함께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단이다. ‘교주 이만희=보혜사’라는 교리가 대표적이다. “우리에게만 구원이 있다” “예수 재림은 우리 단체에서 이뤄진다”는 등의 극단적인 주장도 서슴지 않으며 무료로 성경공부를 시켜 준다며 정통 교회 교인들에게 접근한다. 1995년 예장 통합과 합동 교단에서 이단 판정을 받았고 이후 예장 고신 합신, 기성 등에서도 잇달아 이단 판정을 받았다.
기독교연대는 정통 교회와 성도들이 신천지에 피해를 입지 않도록 예방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동안 개 교회에서 개별적으로 추진하던 이단·사이비 대책을 종합하고 교회간 네트워크를 조직하는 등 이단·사이비 대책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한국교회언론회 대변인 이억주 목사는 “이단·사이비인 신천지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상 총력을 기울여 신천지가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각 교회마다 특별예산을 편성해 재정과 인력을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