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30년대 가족·결혼에 대한 문제 되짚어… ‘근대의 가족, 근대의 결혼’
입력 2012-05-31 18:34
근대의 가족, 근대의 결혼/김경일(푸른역사·2만8000원)
이상적 결혼이란 어떤 것일까? 나혜석(1896∼1948)은 ‘남녀가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고 배워가면서 인격을 완성시켜 나가는 인간관계의 한 형태’라고 답했다. 근대 신여성의 효시답게 남녀 간의 이해와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고 있다. 부모가 배우자를 정해주던 100년 전쯤이나 자유연애시대인 지금이나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이상(理想)일 뿐이다.
‘여성의 근대, 근대의 여성’(2004년)의 자매편이라고 밝힌 이 책에서 저자는 1920∼1930년대를 대상으로 가족 및 결혼과 관련해 제기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살펴본다. 구체적으로 가정 내에서 남녀평등의 문제, 여성의 역할에 대한 논쟁, 가부장제와 현모양처주의, 여성의 만혼과 결혼기피현상, 성과 정조의 문제, 개인과 가족과 민족(국가)의 상호관계 등을 고찰한다.
이를 통해 이 시기의 여성, 특히 교육받은 신여성이 결혼과 가족에서 당면한 문제들에 대한 심층적 이해와 역사적 통찰을 제공한다. 연구 대상 시기를 2000년대로 옮겨와도 유용한 것은 물론 그 결론에도 큰 차이가 없을 듯하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여성문제는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