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현지화의 힘’… 추운 나라 러시아에 에어컨 수출, 2011년 세계 국가 중 가장 많은 비중
입력 2012-05-30 18:57
우리나라가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추운 나라 중 하나인 러시아에 에어컨을 가장 많이 팔았다. 현지화에 대한 철저한 연구의 결과였다. 가전제품 수출이 미국 위주에서 중동, 러시아 등으로 다양해졌다.
관세청은 30일 ‘최근 주요 가전제품 수출동향’에서 지난해 냉장고, 전기밥솥 등 8개 주요 가전제품의 수출액은 56억1000만 달러로 2009년보다 30.2% 증가했다고 밝혔다.
품목별 증가율은 전기밥솥이 59.7%로 가장 높다. 그 다음은 식기세척기(50.7%), 냉장고( 40.6%), 에어컨(34%), TV(32.1%) 순이다. 중국산 저가형에 밀린 전자레인지만 25.9%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이들 가전제품의 최대 수출국이지만 러시아와 중동국가들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특히 국산 에어컨은 2009∼2010년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에 가장 많이 수출됐지만 지난해에는 러시아가 최대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에어컨의 러시아 수출 비중은 12.7%로 1위였으며 2009년(0.1%)보다 127배나 비중이 커졌다. 세계에서 가장 광활한 국토를 갖고 있는 러시아는 일부 극지방의 기온이 영하 60도가 넘을 정도로 혹한의 추위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에 에어컨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현지화 공략이 주된 이유였다. 관세청 관계자는 “추운 날이 많으면서 온도차가 심한 나라라는 것을 감안해 우리 기업들이 냉난방 기능을 함께 갖춘 에어컨을 집중적으로 판매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한류 열풍에 따른 국산 제품의 인지도 상승도 한몫 했다.
식기세척기도 이란이 수출의 3분의 1(31.3%)을 차지해 미국을 제쳤으며 UAE는 우리나라 최대 TV 수출 시장이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