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월드컵 10년’ 그때 4강주역들은… 꿈을 이룬 그들 더 큰꿈 찾아 달린다
입력 2012-05-30 18:44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년 전인 2002년 5월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랑스-세네갈의 개막전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은 화려하게 막이 올랐다.
거스 히딩크 감독의 지휘 하에 23명의 태극 전사들은 6월4일 폴란드 전에서 월드컵 첫 승을 맛봤고 22일에는 ‘무적함대’ 스페인을 승부차기 끝에 꺾으며 4강 신화의 기적을 일궜다. 10년이 흐른 가운데 4강 기적을 썼던 태극 전사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우선 코칭스태프를 보자.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 후 호주-러시아-터키 국가대표팀 감독을 거쳐 현재는 러시아 프로팀인 안지 마하치칼라 감독을 맡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 명예감독으로 한국과의 인연도 이어가고 있다. 수석코치였던 박항서 코치는 지금은 K리그 상주 상무 감독으로 변신했고 정해성 코치는 전남 드래곤즈 감독을 맡고 있고, 당시 골키퍼 코치였던 김현태 코치는 인천 유나이티드 코치로 활약하고 있다.
그라운드를 누볐던 23명의 태극 전사들을 살펴보자. 10명은 아직도 현역으로 뛰고 있고 13명은 은퇴 후 감독과 코치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현역으로 활동하는 선수는 이운재(전남) 김병지(경남) 최은성(전북) 김남일 설기현(이상 인천) 현영민 최태욱(이상 서울) 이영표(토론토)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차두리(셀틱) 등이다.
특히 3명의 골키퍼는 나이를 잊고 굳건히 골문을 지키고 있다. 주전 골키퍼였던 이운재는 한국 나이로 40세에도 불구하고 수원에서 전남으로 둥지를 옮겨 뛰고 있고, 43세의 김병지는 K리그 최초로 500경기 출전을 기록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42세의 최은성은 올 시즌 전북으로 이적, 새로운 축구인생을 살고 있다. 박지성 차두리 이영표는 유럽과 북미에서 여전히 녹슬지 않는 기량을 뽐내고 있고 ‘진공청소기’ 김남일과 16강 이탈리아 전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린 설기현은 인천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폴란드 전에서 나란히 골을 넣어 한국의 월드컵 첫 승을 이끈 황선홍과 유상철은 각각 포항과 대전 감독을 맡고 있다. 조별리그 미국 전에서 교체 출전한 최용수는 서울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
‘스리백’을 구축하며 철벽방어를 했던 홍명보-최진철-김태영도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해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홍명보와 김태영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대표팀 감독과 수석코치로 호흡을 맞추고 있고, 최진철은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탈리아 전 골든 골 등 10년 전 가장 주목을 받았던 ‘반지의 제왕’ 안정환은 최근 은퇴를 선언한 뒤 K리그 명예 홍보팀장으로 선수 때보다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안정환은 한·일 월드컵 10주년을 맞아 오는 7월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02 월드컵 멤버’와 ‘2012 K리그 올스타’ 대결을 만들어내는 등 ‘아이디어 맨’으로 활약하고 있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