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우면산 복구율 96%”… “점토층 대책없어 위험 상존” 비난

입력 2012-05-30 21:48

서울시는 우면산 산사태와 관련, 복구공사 진척률이 96%에 달하는 등 산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복구공사를 다음달초까지 완공하겠다고 30일 발표했다. 그러나 학계 일부에서는 “시가 우면산을 공사판으로 만들었으나 더 위험한 상황이 됐다”고 비난하고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시의 공식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면산 산사태의 원인으로 지적된 점토층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은 채 점토층 위에 돌수로를 만든 것은 큰 문제”라며 “래미안아파트 위쪽에 수십 m에 달하는 점토층이 집중호우로 돌과 함께 섞일 경우 미끄러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우면산 산사태에 대한 원인조사에 나선 지반공학회에서도 우면산의 지질특성상 점토층이 문제가 된다는 입장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돼 점토층이 산 아래 아파트 밀집지역에 커다란 피해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복구공사 과정에서 공군부대와 시가 발주한 업체가 달라 적절한 대책이 나오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는 또 6㎞의 돌수로를 추진하면서 홍콩 사례를 참고했으나 이곳은 산비탈 아래에 민가가 없어 하부에 주택가가 밀집된 우면산 특성과는 달라 같은 방식으로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도 논란을 빚고 있다.

사망자 6명이 발생한 전원마을의 경우 사당천의 폭이 좁아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이에 따라 시는 대한토목학회를 통해 산사태 발생 12곳 69만㎡(약 21만평)의 원인 추가 및 보완조사를 오는 11월까지 실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해당 면적이 너무 넓어 7∼8월 집중호우 때 산사태가 재발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