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숨고… 김재연은 시위하고… 국회의원 임기 첫날 표정
입력 2012-05-30 18:55
“오늘도 참 죄송하다.”
통합진보당 강기갑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비대위 회의를 이렇게 시작했다. 이날은 19대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하는 첫날이다.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가 국회의원이 된 날이기도 하다.
강 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오늘부터 정치개혁과 민생개혁에 시동을 걸어야 하는데 당의 상황이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면서 “지난 과오를 바로잡는 일을 마치고 19대 국회를 시작하려 했는데 부족함이 많다”고 사과도 했다. 여론이나 정치권에서 주사파 출신 의원들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져가고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버티는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이정미 혁신 비대위 대변인은 두 의원의 자진 사퇴를 요구한 민주통합당 입장에 대해 “당이 국민 앞에서 약속했고, 쇄신의 길을 흔들림 없이 가고 있다”며 “야권연대를 통해 정권교체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반면 구당권파의 김미희 당원 비대위 대변인은 “색깔론까지 동원한 낙인찍기식 여론재판의 희생자임이 드러난 마당에 박지원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이석기 의원은 임기 첫날 언론에 노출되지 않았다. 비판 여론을 의식, 여전히 잠행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재연 의원은 오전 국회 앞에서 열린 반값등록금 본부 주최 ‘반값등록금 법안, 19대 국회 1호 통과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는 행사 뒤 의원회관에 들렀다. 이어 오후에는 서울 대방동 당사를 방문해 당기위 제소 철회를 촉구하며 농성을 시작한 조윤숙 여성장애인 비례대표 후보를 격려했다.
통합진보당은 한편으로는 보수세력 등 외부 공세에 적극 대처키로 했다. 강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비교섭단체 의원의 국회 국방위·외통위 진입을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내란죄인 5·16 쿠데타에 참여했던 하나회 출신은 3부요인이 되지 못하도록 금지하면 어떻겠느냐”고 비꼬았다. 새누리당 강창희 의원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을 지칭한 것이다.
또 “논문표절 의혹이 있는 사람은 교과위를 못 가게 하거나, 성추행 전력이 있으면 행안위나 여성위, 윤리위에 못 들어가도록 국회법을 바꾸자”고 문대성 김형태 의원을 겨냥했다.
특히 “유신이나 신군부 출신들이 모인 7인회를 만들어 주변을 꾸리시는 분이 대선후보로 나서는 것이 시대에 맞지 않다고 본다”며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공격했다. 강 위원장은 “색깔론이 이제 정치적 권리 제한을 운운하는 발언으로 확대되는 것은 대단히 불행한 일”이라고 했다.
김명호기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