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안철수와 단일화 성공하면 박근혜 이긴다”… 대권행보 속도내는데 ‘反문 연대’ 어쩌나

입력 2012-05-30 22:12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의 싱크탱크에 해당하는 ‘담쟁이 포럼’이 30일 발족했다.

국회의원 23명, 대학교수 200여명을 포함해 각계인사 300여명이 참여한 이 조직은 대선주자인 문 상임고문에게 정책 자문역할을 하게 된다.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가 대표,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연구위원장을 맡았다. 시인 안도현 김용택씨, 소설가 공지영씨, 고철환 조흥식 서울대 교수, 윤광웅 전 국방장관, 김만복 전 국정원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문 상임고문의 대선 행보가 본궤도에 올랐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그는 여전히 민주당 내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다. 여론조사 단순 지지율이 10%를 상회해 1∼3% 수준인 타 주자들을 크게 앞서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여수 엑스포를 방문한 문 상임고문은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후보단일화에 성공하면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장의 지지도를 넘어설 것으로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새누리당의 경우 박 전 위원장이 사실상 대선후보로 굳어진 가운데 당까지 이끌어왔기 때문에 이미 지지도가 절정에 달해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문 상임고문 앞엔 가시밭길이 놓여 있다. 당내 다른 주자들의 견제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고, 외곽에 있는 안철수 원장의 입지는 견고하기만 하다. 특히 당 지도부 경선을 치르면서 ‘문재인 대 반(反) 문재인’ 구도가 확연해져 코너에 몰린 형국이다.

이는 문 상임고문이 자초한 측면이 강하다. 이해찬 당 대표-박지원 원내대표 ‘담합’을 지지하면서다. 그가 이해찬 후보와 한 배를 타면서 타 주자들이 일제히 경쟁자인 김한길 후보를 밀어 견제하는 구도가 됐다. 문제는 당내 최대주주인 친노와 호남세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이 후보가 손쉽게 당선될 것이란 당초 예상이 크게 빗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친노 본거지라 할 수 있는 영남의 4곳에서 김 후보에 3대 1로 졌다. 이는 김두관 경남지사의 주가를 크게 올려줬다. 다급해진 이 후보는 급기야 김 지사-김 후보 연대를 강하게 비판하기에 이르렀다.

경선에 결정적 변수가 될 수도권 대의원 투표와 국민선거인단 모바일투표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이-박 담합 역풍이 워낙 거세 반 문재인 세력이 미는 김 후보가 1위 당선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관측이 많다. 수도권의 경우 손학규 상임고문의 영향력이 커 김 후보에게 유리한 국면이 조성될 것이란 근거에서다.

이 후보가 김 후보에 패할 경우 문 상임고문은 대선가도 초입에 엄청난 정치적 타격을 받게 될 것은 불문가지다. 친노세력의 분화가 가속화되면서 김 지사의 입지가 강화되고, 수도권을 기반으로 한 손 고문의 경쟁력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그나마 정체 상태인 여론조사 지지율이 하락할 수도 있다.

성기철 기자 kcs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