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강창희냐, 구주류 친이계 정의화냐… 19대 전반기 국회의장 한판 승부

입력 2012-05-30 18:54

새누리당 소속 정의화(부산 중·동) 전 국회의장 직무대행과 강창희(대전 중) 의원이 19대 전반기 국회의장 자리를 놓고 한판 승부를 펼치게 됐다. 정 전 직무대행이 친이명박계인 반면 강 의원은 친박근혜계다. 6월 1일 실시되는 새누리당 국회의장 및 부의장 경선에서 강 의원이 승리할 경우 친박계는 당 대표와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사무총장에 국회의장까지 장악하게 된다.

강 의원은 3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의장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6선인 강 의원은 “헌정사 64년 동안 20명의 국회의장 중에 충청권 출신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충청권에서 처음으로 국회의장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고 말했다. 충청권 국회의장이 배출돼야 중원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어 새누리당 정권 재창출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를 편 것이다. 친박계 의장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의장이 되면 당적을 버려야 한다. 당을 떠나는데 계파가 무슨 의미냐”고 반박했다.

5선의 정 전 직무대행은 아직 출마 기자회견을 하진 않았지만 결심은 확고한 상태다. 친이계이면서도 계파를 가리지 않고 당내 인사들과 두루 친분을 유지해 온 화합형 인사로 꼽힌다. 그는 당직과 국회직을 친박계가 독식하는 것은 국회 운영은 물론 12월 대선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여당 몫 부의장 자리를 놓고는 친박계 정갑윤(울산 중) 의원과 친이계 이병석(경북 포항북) 의원이 맞붙었다. 4선인 두 사람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각각 “당 화합에 앞장서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국회의장과 부의장 모두 표 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당을 장악한 친박계 인사들이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 반면, 주요 당직의 ‘친박 독식’ 논란 속에 계파·지역 배분 목소리가 높아 의원들의 표심이 친이계로 쏠릴 것이란 분석도 있다. 야당 몫 국회 부의장에는 민주통합당 이석현(경기 안양동안갑) 의원과 박병석(대전 서갑) 의원이 나섰다. 각각 5선과 4선인 두 의원은 다음달 4일 의원 위크숍에서 경선을 치르게 된다.

한편 새누리당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와 민주당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다음달 5일 19대 국회 개원식을 갖기로 합의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