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큐어 단속 경찰에 “네가 참견할 일 아니다”… 사우디 여성 동영상 후끈

입력 2012-05-29 19:16

‘매니큐어 단속’에 항의하는 사우디 아라비아 여성의 모습이 동영상 사이트를 달구고 있다고 AFP가 보도했다.

지난 23일 ‘사우디 여성 종교경찰에 저항하다’란 제목으로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은 28일(현지시간) 현재 조회수가 114만건이 넘었고, 1만20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 대부분은 여성의 행동을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좋아요’는 1800건 ‘싫어요’는 7000건에 달했다.

3분30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손톱에 바른 매니큐어를 문제 삼으며 쇼핑몰에서 나가라는 종교경찰과 벌인 언쟁이 담겨 있다. 이 여성은 종교경찰에게 “나는 매니큐어를 바를 자유와 권리가 있다”면서 “네가 참견할 일이 아니다”며 명령을 거부했다.

반면 동영상을 게재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경제주간지 아라비안비즈니스 홈페이지에는 이 여성을 지지하는 댓글이 폭주했다. 한 누리꾼은 “환상적인 동영상”이라면서 “모든 여성의 권리 보장을 위해 편협한 종교경찰에 들고 일어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사우디에서는 이슬람 율법 ‘샤리아’를 엄격히 적용한다. 여성들은 남성 후견인이 동행해야 관공서나 쇼핑몰에 출입할 수 있다. 그러나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은 최근 여성 참정권 부여, 남녀공학 대학 개교 등 성차별 완화 조치를 잇달아 내놓았다. 또 지난달엔 종교경찰의 위협 행동을 금지시켰다. 이번 동영상은 이런 변화의 와중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