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 ‘허기진 배·허전한 마음’… ‘엄마표 도시락’이 채운다
입력 2012-05-29 18:27
김연수 푸드스타일리스트가 추천하는 간식용 도시락
“직장 다니는 엄마들은 늘 아이들의 끼니가 걱정이죠. 저도 예전에 그랬어요. 저녁 먹을 때까지 배곯을 생각하면 눈물이 핑 돌았지요.” 푸드스타일리스트 김연수씨는 외동딸이 한창 자랄 때 잡지사 기자여서 제때 끼니를 챙겨주기 힘들었던 워킹맘. 여느 맞벌이 엄마들처럼 아침밥 대충 차려주고 허겁지겁 출근했던 김씨는 해가 질 무렵이면 학교에서 돌아와 냉장고 안에 머리 박고 뭐 맛있는 것 없나 뒤지는 딸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고 한다.
김씨는 “그때 요리에 대해 잘 알았다면 도시락이라도 싸뒀을 텐데…” 하는 안타까운 마음에 최근 ‘도시락이 좋아’라는 책을 내면서 일하는 엄마들을 위한 아이 간식 도시락 편을 별도로 마련했단다. 김씨는 남편이 회사 일본지사 발령을 받게 되자 잡지사에 사표를 내고 같이 현지로 떠나 ‘다나카 쿠킹스쿨’ ‘동경제과학교’ 등에서 전문요리를 공부한 늦깎이.
“뜨겁게 데우지 않아도 맛있고, 특히 요즘 같은 날씨에도 밖에 뒀다 먹어도 되도록 재료와 조리법을 골랐어요. 물론 영양은 말할 것도 없지요.”
김씨는 같은 음식이라도 접시나 공기에 담지 말고 꼭 도시락에 담고, 메뉴는 물론 도시락도 서너 가지 이상 준비해 변화를 주라고 강조한다. 그래야 아이가 직접 차려 먹는다는 생각 없이 재미있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김씨는 계란을 담았던 용기나 샐러드 드레싱이 담겼던 용기 등을 재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김씨가 추천해준 간식도시락 메뉴는 고기현미밥튀김, 새우케첩떡볶이, 참치채소밥전이다. 김씨는 고기현미밥튀김은 손이 많이 가 시간이 걸리므로 전날 튀김옷을 입혀 놨다 다음날 아침 튀기기만 하고, 새우케첩떡볶이 만들 때는 손이 덜 가는 칵테일새우로 만들면 좋다고 알려 준다. 또 도시락에 주스, 과일이나 야채 샐러드 등을 꼭 곁들이라고 당부한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가 엄마의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긴 도시락을 먹게 된다면 허기도 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살핌을 받고 있다는 느낌에 허전한 마음도 없어질 것이다. 김씨의 도움말로 조리방법을 알아본다. 이 도시락들은 가까운 곳으로 피크닉 갔을 때도 맞춤한 메뉴들이다.
◇고기현미밥튀김 도시락
<재료> 현미밥 2공기, 갈은 쇠고기 100g, 달걀 1개, 밀가루 약간, 식용유 적당량, 고기 양념(간장·설탕 1작은술씩, 소금 ½작은술, 다진 파 2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① 현미밥은 체에 밭쳐 흐르는 물에 한 번 씻은 뒤 물기를 뺀다. ② 갈은 고기에 고기 양념 재료를 전부 넣고 골고루 반죽한 뒤 동그랗게 모양을 내어 밀가루, 달걀, 현미밥 순으로 튀김옷을 입힌다. ③ ②를 180도에서 살살 굴려가며 4∼5분 정도 튀긴 다음 기름기를 뺀다.
◇새우케첩떡볶이 도시락
<재료> 칵테일새우(냉동) 6마리, 떡볶이 떡 250g, 소금·후춧가루·밀가루·식용유 약간씩, 토마토케첩 3큰술, 꿀 2작은술
<만들기> ① 새우는 해동시켜 키친 페이퍼로 물기를 충분히 닦은 뒤 소금과 후춧가루로 심심하게 간해 밀가루를 골고루 입힌다. ②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새우를 얹어 앞뒤로 구우면서 한쪽에서는 떡볶이 떡을 부드럽게 굽는다. ③ ②에 토마토케첩과 후춧가루, 꿀을 넣어 골고루 섞는다.
◇참치채소밥전 도시락
<재료> 참치 통조림(작은 것) 1통, 양송이버섯 3개, 양파 ⅔, 피망 ½개, 옥수수 통조림 4큰술, 현미밥 2공기, 달걀 2개, 밀가루 3큰술, 소금·후춧가루·식용유·토마토케첩 약간씩
<만들기> ① 참치 통조림은 체에 담아 기름기를 뺀 뒤 잘게 으깬다. ② 양송이버섯은 지저분한 밑동을 자른 뒤 잘게 썰고, 피망은 속 씨를 제거한 뒤 잘게 썬다. 양파도 버섯과 비슷한 크기로 썬다. ③ 옥수수 통조림은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④ 볼에 밥과 참치, 준비한 채소 재료를 넣고 소금과 후춧가루로 심심하게 간 하고, 달걀과 밀가루를 넣어 덩어리지지 않게 반죽한다. ⑤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④의 반죽을 한 숟가락씩 얹어 동그랗게 편 뒤 앞뒤로 노릇노릇하게 지진다. 도시락을 쌀 때 토마토케첩을 곁들인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