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격앙’… 시리아 ‘훌라 학살’ 만장일치 규탄

입력 2012-05-28 21:47

25일 발생한 시리아 ‘훌라 학살’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고조되는 가운데 유엔이 안보리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이번 사태를 강력히 비난하는 성명을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시리아 동맹국인 러시아를 포함해 15개 안보리 이사국이 모두 동의한 이 성명서는 학살을 부른 공격이 “주거지에 대한 일련의 정부 측 대포 및 탱크 포격과 관련돼 있다”면서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해당 지역의 중화기 철수를 촉구했다.

또 성명은 “안보리 이사국들은 모든 당사자들에게 모든 폭력을 중단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한다”면서 “폭력행위를 자행한 자들은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리아 유엔감시단 단장인 로버트 무드 소장은 이날 안보리 회의에 참석해 이번 학살로 모두 108명이 목숨을 잃고 300명이 부상했다고 애초보다 피해 상황을 늘려 보고했다. 또 피해자 중에는 어린이 49명과 여성 34명이 포함됐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반면 시리아 외교부의 지하드 막디시 대변인은 대부분의 죽음이 포격보다는 근거리 사격에 의한 것이라면서 이번 사건을 ‘테러리스트들의 학살극’이라는 말로 무장세력들에게 책임을 돌렸다.

러시아는 당초 학살의 배후에 시리아 정부가 있다는 데 의문을 제기했으나, 현지 감시단의 설명을 들은 뒤 성명서 채택에 동의했다고 유엔 외교관들이 전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월요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갖는다고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회담을 위해 모스크바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이제 러시아는 냉혹한 선택만 남았다. 아사드 정권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것인지, 아니면 중동에서 영향력의 마지막 보루를 위태롭게 해서 혼란으로 떨어뜨릴지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