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웃음거리 만든 이 남자… CDS 막대한 손실 입힌 월가 ‘괴물’ 웨인스타인 ‘돈방석’

입력 2012-05-28 19:03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가 최근 신용부도스와프(CDS) 거래에서 2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은 배경에는 월가의 전설적인 신용파생상품 트레이더 보아즈 웨인스타인(39·사진)이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DS는 기업의 부도위험 등 ‘신용’을 사고 팔 수 있는 대표적인 신용파생상품이다.

웨인스타인은 도이체방크 근무시절 신용파생 거래를 금융시장에 도입한 개척자 중 하나로 공격적인 투자로 헤지펀드 업계에서 ‘괴물’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도이체방크가 18억 달러의 손실을 입자 그는 이곳을 나와 헤지펀드 사바캐피털을 설립했다.

지난해 11월 그는 ‘IG9인덱스’라는 한 CDS의 가격이 이상하다는 것을 간파했다. 컴퓨터로 계산되는 정상가격으로부터 벗어난 상태에서 계속 거래되고 있었던 것. 그는 이 CDS에 쏟아지는 팔자 주문에 맞서 사자 주문을 내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이것은 브루노 익실 JP모건 런던 최고투자책임자(CIO) 팀이 낸 주문이었다. 익실은 JP모건체이스의 자금력을 무기로 막대한 팔자 주문을 내며 거래 상대방을 위협했다. 하지만 비정상가격이 장기간 지속될 수 없다는 걸 경험과 이론으로 알고 있던 웨인스타인은 계속 매수로 대응했다. 올해 1월엔 CDS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져 그의 손실 규모는 투자액의 20%까지 불어났다.

지난 2월 뉴욕에서 열린 헤지펀드 투자콘퍼런스에서 그는 가장 유망한 투자상품으로 JP모건의 익셀이 매도를 계속하던 이 CDS를 추천했다. 그의 실력을 믿은 다른 헤지펀드도 이 CDS거래에 뛰어들었다.

5월 이후 유럽 재정위기가 심화되면서 결국 이 CDS 가격은 상승세로 돌아섰고, JP모건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했다. 웨인스타인은 몇 주 만에 그간의 손실을 만회했다.

파생상품 거래에서 한쪽이 손실을 본 액수는 거래 상대방의 이익이 된다는 점에서 정확한 액수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바캐피털이 초기부터 반대매매를 해 온 만큼 막대한 수익을 챙겼을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