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반전 돌입한 민주당 전대… 두 후보 측 장외 신경전 치열

입력 2012-05-28 21:58

이해찬 측 “김두관, 대선 전초전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김한길 측 “金 지사는 특정 후보를 지원할 상황 아니다”


‘흥미진진, 점입가경, 오리무중, 예측불가….’

중반전에 들어선 민주통합당 당 대표 경선이 판세를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초접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28일까지 7라운드를 치른 이번 선거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한 이해찬 후보와 김한길 후보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승부를 펼치고 있다.

이 후보가 누적 득표에서 81표를 앞서고 있으나 승리를 장담하기는 아직 어렵다. 지역 대의원 투표에서 이 후보는 2곳, 김 후보가 4곳에서 1위를 차지했다. 1곳은 3위를 달리는 강기정 후보가 가져갔다.

이 후보가 압승할 것이라는 관측은 이미 종적을 감췄다.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론’에 대한 역풍 때문에 앞으로 치고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반면 김 후보는 지역투표에서 순항하면서 당 전체에 ‘이 후보에 뒤지지 않는 대항마’라는 인상을 심었다는 점에 고무돼 있다.

하지만 당 대표 선거가 당내 대선후보 경선의 전초전 성격으로 옮아가고 있는 점이 변수다. 문재인 상임고문과 김두관 경남지사가 이 후보와 김 후보를 각각 측면 지원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대결을 벌이고 있어서다.

실제로 이 후보는 고향인 대전·충남 외에 문 고문의 출신지인 부산에서 승리했다. 반면 김 후보는 김 지사의 응원 덕분에 경남에서 이 후보를 크게 이겼다. 이에 대해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둘(문 고문과 김 지사)이 싸워야 흥행이 된다. 전체 경선의 10%도 (투표하지) 못했는데 매일 대박이 나 기쁘다”고 했다.

김 후보 진영에는 다른 대선주자들도 모여들고 있다. 4·11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해 당선된 정세균 상임고문과 경기지사 출신의 손학규 상임고문이 은근히 “이 후보보다는 김 후보가 적임자”라는 식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서울·경기지역 투표에서는 두 고문의 영향력이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처럼 팽팽한 상황을 반영하듯 두 후보 측의 장외 신경전도 거세지고 있다. 이 후보 선대위의 양승조 총괄본부장이 27일 기자들과 만나 “김 지사가 이번 경선을 대선 전초전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경남 경선에서 그대로 나타났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김 후보 측 정성호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본인도 범친노 세력과 당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상식적으로 특정 후보를 지원할 수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이러한 치열한 힘겨루기는 최후의 승자가 발표되는 다음달 9일 전당대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