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北보다 종북세력이 더 큰 문제”… 취임 후 처음 NL계열 주사파 정면 비판

입력 2012-05-28 18:56


이명박(얼굴) 대통령이 “북한도 문제지만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반복하는 우리 내부의 종북(從北)세력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종북세력’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취임 후 처음으로, 통합진보당 구당권파로 대표되는 민족해방(NL)계열 주사파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28일 오전 KBS1 라디오와 교통방송, 동영상사이트 유튜브 등을 통해 방송된 제91차 라디오 연설에서 “북한이 아웅산 테러와 천안함 폭침을 우리 정부의 자작극이라 주장하고 우리 국민 일부가 이에 동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변화를 요구하듯이 선진국 대열에 선 대한민국에서 국내 종북주의자들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주 전 미얀마 방문 때 1983년 아웅산 국립묘지 테러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분들이 누구 손에 목숨을 잃었는가를 생각하면 정말 울분을 참을 수 없다”면서 “아웅산 테러사건은 결코 다시 되풀이되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얀마 정부는 물론 유엔도 이 사건이 북한의 소행임을 공식 발표했지만 북한은 오히려 우리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면서 “2010년 천안함 폭침 때도 북한은 똑같이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북한과 비슷한 수준의 세계 최빈국에 머물렀던 미얀마가 지난해 사회주의 장기독재를 끝내고 민간 정부를 출범시킨 이후 국제사회에 문호를 개방했다”면서 “미얀마처럼 이제 북한도 새로운 생각을 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기를 소망한다. 어려움을 겪는 2000만 북한 주민을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은 것이 우리 국민의 진정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