癌수술은 시간 싸움… “대기시간 짧은 곳 찾아라”

입력 2012-05-28 17:41


암 진단을 받았을 때는 가급적 해당 수술 실적이 많지만 수술 대기시간은 한 달 이내로 짧은 병원이나 의사를 찾는 것이 유리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과 윤영호(사진) 교수는 서울대병원 노동영(외과), 허대석(내과) 교수팀과 공동으로 2001∼2005년 위암, 대장암, 직장암, 췌장암, 폐암, 유방암 절제 수술을 받은 14만7682명의 5년 생존율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암 분야 국제 학술지 ‘애널스 오브 온콜로지’ 5월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윤 교수팀은 수술 대기시간이 암 환자들의 생존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조사 대상자를 암 진단 후 한 달 이상 뒤에 수술을 받은 환자들과 수술 대기시간이 한 달 이내로 짧았던 환자들로 나눈 다음 수술 후 사망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수술 받기까지 한 달 이상 걸린 유방암 환자는 한 달 이내에 수술을 받은 경우에 비해 사망률이 1.59배, 직장암 환자는 1.28배, 췌장암 환자는 1.23배, 폐암 환자는 1.16배나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경향은 연평균 수술 건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 상위권 병원보다는 중·하위권 병원에서 더 심했다. 즉 수술 건수 기준 상위권 병원에선 암 진단 후 수술이 1개월 이상 지연된 경우 직장암과 유방암 환자들에서만 한 달 이전 수술 환자들보다 사망률이 각각 1.2배, 1.45배 정도 증가했을 뿐이었다는 것. 윤 교수는 “반면 중하위권 병원에서 한 달 이상 수술을 기다린 암 환자들은 상위권 병원에서 한 달 안에 수술을 받은 경우보다 모든 암에서 사망률이 1.36∼1.8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는 암 환자들이 수술 병원과 의사 선택 시 수술 건수와 수술 대기시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윤 교수팀이 이번 조사에서 상위권 병원으로 분류한 곳의 연평균 수술건수는 위암 56건, 대장암 24건, 직장암 23건, 췌장암 5건, 폐암 15건, 유방암 31건 이상이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