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 남편을 위해 ‘희망의 사진전’ 엽니다… ‘아름다운 소원’
입력 2012-05-28 18:34
아름다운 소원(EBS·29일 오전 6시30분)
무엇을 새로 배우고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라는 게 있을까? 남상순(68) 할머니는 예순이 되던 해 처음으로 사진기를 만졌다. 꽤 솜씨가 좋아진 할머니는 요즘 남편과의 추억이 담긴 장소들을 찾아다니며 촬영을 한다.
결혼 후 처음 셋방살이를 했던 곳은 빌라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그곳을 렌즈에 담던 할머니는 힘들었지만 서로가 있어 행복했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얼굴이 발그레해진다. 그리고 젊은 시절 함께 데이트했던 인천자유공원도 들렀다. 그곳에서 살짝 잡았던 손의 온기가 지금도 느껴지는 듯하다.
캠퍼스 커플로 지내며 달콤했던 연애 시절, 함께 수업을 들었던 대학 강의실 등 여러 곳도 찍었다. 그리고 사진 한 장 한 장에 남편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정성스레 써내려갔다. 할머니가 남편과의 추억이 담겨 있는 수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것은 남편만을 위한 사진전을 열어주기 위해서다.
3년 전, 평생을 함께 해온 남편이 방광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희망과 기적을 믿으며 부부는 그 힘든 시간을 이겨내 왔다. 얼마 전 7차 항암치료를 마치고 이제 마지막 치료를 앞두고 있는 상태. 힘든 치료를 이겨내고 완쾌를 기다리는 남편에게 할머니는 특별한 선물을 하고 싶었던 것.
할머니는 설레는 마음으로 남편의 손을 이끌고 전시장으로 향한다. 두 사람의 지난 40여년 세월이 담겨 있는 사진들을 보고 할아버지는 뭐라고 할까?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