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순례자] (37) 미루나무 숲길

입력 2012-05-28 18:22


조각구름 한가로운

한낮

미루나무 숲길

지나네.

낮잠 즐기던

미루나무 숲

바람이 깨우네.

화들짝 놀란

미루나무들 시끌벅적

소란을 피우네.

주님 지나가신다

주님 지나가신다

저 벌거벗은

소년은 누구냐

주님 따르는 순례자지.

반색하는 미루나무

잎들이 일제히 박수를

치네.

짝짝짝

짝짝짝…

길가의

이름모를 들꽃들도

흔들흔들 손 흔드네.

힘내요 순례자!

주님과 함께 가는 길

좁고 협착하지만(마 7:14)

때론 힘들고

고단하지만

때론 즐거움도 기쁨도

기다리고 있네.

생각지 못한

위로와 격려가 있네.

곤한 영혼과 몸

그림·글=홍혁기 목사 (천안 낮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