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디바 2012 우승 ‘소 키우던 밀양 며느리’ 장은주씨 “다른 사람의 마음 울리는 노래 하고 싶어요”

입력 2012-05-27 19:43


“꿈인가 생시인가 싶어 아침에 일어나면 인터넷부터 확인하고 있습니다. 너무 행복합니다.”

‘소 키우던 밀양 며느리’가 마침내 ‘슈퍼 디바’가 됐다. 케이블TV tvN 주부오디션프로그램 ‘슈퍼 디바 2012’ 우승자는 장은주(34·사진)씨였다. 장씨는 27일 기자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통통 튀는 목소리로 “밀양 시내부터 시작해 삼랑진 7개 부락에 ‘장은주가 해냈다’는 플래카드가 붙었다고 가족들이 전해줬다”고 자랑했다. 가족들은 고향인 경남 삼랑진으로 내려가고 장씨는 아직 서울에 있다고 했다.

창고와 동네 뒷산을 무대 삼아 노래했던 정미소집 맏며느리 장씨는 지난 25일 밤 생방송으로 진행된 ‘슈퍼 디바 2012’ 결승 4강에서 카니발의 ‘거위의 꿈’으로 이지은(27)씨를 물리친 데 이어 결승에선 신곡 ‘사랑 하나로’를 록 버전으로 불러 신경희(56)씨를 꺾고 왕관을 썼다. 최종 우승으로 장씨는 음반제작비를 포함한 3억원의 상금과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받았다.

4대가 함께 사는 농촌 대가족 살림에 농사일까지 하면서도 웃음소리와 노랫소리를 달고 사는 ‘이상한(?) 며느리’로 KBS1 TV의 ‘인간극장’에까지 소개됐던 장씨는 우승 후 가장 생각나는 사람으로 시아버지를 꼽았다. “집에서 소 사료 먹이느라 같이 못 오신 시아버님이 가장 많이 생각난다. 늘 고생하시는 시아버님께 새 양복을 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밀양 시내에서 국수집 하고 계시는 엄마가 서운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도 엄마는 아버지가 계시지만 시아버님은 혼자 계시기 때문이라고 했더니 이해하셨어요.”

상금 사용에 대해 그는 소값이 떨어지면서 지게 된 빚을 정리하고, 먼지가 많이 나는 정미소의 기계를 가족 건강을 위해 최신형으로 바꾸고, 남편과 자신의 이름으로 조그마한 땅도 마련하고 싶다고 했다. 100% 시청자 문자투표로 진행된 결승전에서 55%의 지지를 받은 그는 “말이 밀양사투리라서 구수함에 사람들이 푹 빠진 것 같다”면서 노래로만 1등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금은 노래 없인 못 살 것 같습니다. 아무리 힘이 들어도 힘이 돼 줬던 친구(노래)입니다. 이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노래를 해보고 싶습니다. 죽는 날까지 노래하고 싶어요.”

장씨는 결승전 후 남편이 고향으로 내려가면서 “이번에 보니 정말 노래 잘하더라. 그러니 나중에 남편이 반대해서 못했다고 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면서 서울 친구 집에 당분간 머물며 계속 노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