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인상 앞두고 산업계 “어쩌나”

입력 2012-05-27 19:27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을 앞두고 전력 사용량이 많은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전기료 인상은 오는 30일 전기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된 뒤 다음달 중순 이후 시행될 전망이다.

전기요금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철강업계의 경우 막대한 전기료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포스코는 자체 발전소를 통해 약 70%의 전기를 직접 생산하지만 지난해 5200억원의 전기료를 부담했다. 현대제철은 7000억원, 동국제강과 동부제철은 각각 1700억원, 1300억원을 냈다.

지난달 세계 수주량이 2009년 9월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조선업계도 전기료 인상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주 자체가 힘든 상황인데 전기료까지 또 인상되면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태양광 산업의 핵심 재료인 폴리실리콘 생산 업체도 마찬가지다. 폴리실리콘 업체는 전기료가 총 비용의 20∼30%를 차지한다.

전기료 인상으로 제조원가가 상승할 경우 지난해 하반기 이후부터 계속되고 있는 폴리실리콘 가격의 하락세와 맞물려 이중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초 ㎏당 80달러 선까지 치솟았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최근 20달러 대로 폭락한 상태다. 태양광 가격정보 사이트인 피브이인사이트에 따르면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 23일 기준 ㎏당 24.12달러를 기록했다.

업계 수위를 달리고 있는 OCI는 지난 19일 전북 군산에 짓고 있던 폴리실리콘 4공장의 투자를 중단하고 새만금산업단지에 신설 예정이던 5공장의 투자도 잠정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폴리실리콘 가력 하락과 정부의 산업용 전기료 인상 방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OCI를 비롯한 국내 폴리실리콘 업체들은 모두 전력 사용량이 매우 많은 공법으로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료가 6% 상승하면 총 비용이 1.5%정도 증가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폴리실리콘 업체들은 다양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일단 공정 순서를 조정해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시간대의 가동률을 낮출 방침이다. 여름철의 경우 전기료가 가장 비쌀 때와 싼 시간대의 요금 차이가 3.5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신종수 기자 js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