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 셀코리아 행진… 5월 들어 거르는 날 없었다
입력 2012-05-27 19:27
유럽계 자금을 중심으로 유로존 위기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이 길어지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2∼25일 하루도 빼놓지 않고 18영업일 동안 연속 매도행진을 벌이며 총 3조9736억원을 내다 팔았다. 이는 2008년 6월 9일에서 7월 23일까지 33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벌인 이후 4년 만에 가장 긴 기록이다. 2000년 이후로도 5번째로 긴 연속 순매도 일수다.
외국인의 매도는 특히 삼성전자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중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1조6622억원어치 내다팔아 전체 매도 규모의 40%를 차지했다. LG화학(4970억원), KB금융(1482억원), 현대차(1442억원), 한국전력(1325억원) 등 대형주들도 외국인 매도규모가 컸다.
외국인의 셀코리아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 등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 기인한다. 외국인들은 최근 유동성 확보를 위해 신흥시장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유럽은행감독청(EBA)이 유럽은행들에 핵심자기자본비율 9% 이상 확충 조건을 충족하라고 요구한 점도 자금이탈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은행들이 핵심자기자본 비율 유지를 위해 해외에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다음달까지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6월 17일 예정된 그리스 2차 총선 전까지는 유럽에 드리워진 불확실성을 완전히 걷어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편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문제와 스페인 등으로까지 번진 뱅크런(예금 대량인출) 사태의 여파로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도 3주째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www.Funddoctor.co.kr)이 25일 오전 공시된 기준가격으로 펀드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국내 주식형펀드는 한 주간 1.48% 하락했다. 같은 기간에 코스피는 1.67%, 코스닥지수는 2.65% 각각 떨어졌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