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관 한국청년, 하버드 전체 수석 졸업… 경제학 전공 진권용씨

입력 2012-05-27 19:02

초등학생 때 미국에 유학 온 20대 청년이 미국 하버드대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주인공은 경제학을 전공한 진권용(20)씨로 하버드대 학부에서 한국 국적 유학생이 전체 수석으로 졸업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24일 거행된 졸업식에서 졸업생 1552명 가운데 2명인 전체 수석(the highest ranking undergraduate)을 했다. 졸업 학점은 4.0 만점에 4.0. 4년 학부 과정을 3년 만에 마쳤다. 진씨는 최우등 졸업생에 선정됐고 경제학과 수석상, 최우수 졸업논문상도 받았다.

진씨는 “수업을 충실히 받은 것이 수석을 한 비결 같다”고 밝혔다. 그는 “어릴 때부터 한꺼번에 몰아서 공부하기보다 평소에 꾸준히 해 왔다”며 “수업 도중에 이해가 안 되는 게 있으면 그 자리에서 꼭 해결하고 넘어간다”고 말했다. 특히 하버드대 수업은 진도가 빨라 한 번만 수업에 빠지더라도 따라잡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수업에 집중하고 수업 노트를 자세하게 작성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공인 경제학뿐 아니라 교양생물학 수업에서 쓴 ‘수혈에 의한 변형크로이츠펠트야콥병의 감염 위험과 정책대응’이란 에세이로 교양학부 최고 에세이상인 코난트상을 받았다. 이 에세이는 학부 1학년 교재로 채택됐다.

진씨는 서울 대치초등학교 6학년 1학기를 마친 후 미국에 건너 와 혼자 유학생활을 했다. 고등학교는 동부의 명문 사립인 필립스아카데미 앤도버를 나왔다. 학업 외에도 학교의 각종 스포츠 클럽에 가입해 외로움을 떨쳐냈다. 그는 “오랜 유학생활을 가능케 한 독립심은 평소 자율과 책임을 강조한 부모님의 교육철학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학을 와서 언어 장벽을 어떻게 극복했느냐는 질문에 “듣기와 말하기는 운동부 활동을 하며 자연스럽게 익혔다. 야구 축구 아이스하키 미식축구 등 운동부는 다 가입했었다”고 말했다. 가장 어려운 것은 에세이였는데, 영어 선생님에게 매일 첨삭지도를 받은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진씨는 지난해 12월 예일대와 하버드대 로스쿨 합격을 통보받았고 올 9월 예일대에 진학하기로 결정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