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부사관학교 크리스천 군인들, 성금모아 동료 3쌍에 결혼식 선물

입력 2012-05-27 18:23

육군부사관학교(학교장 배봉원 소장)가 가정의 달인 5월, 사랑을 함께 나누는 진중합동결혼식을 열어 화제다. 이 결혼식은 ‘사랑비가 내리는 5월의 가정 축제’란 제목으로 지난 26일 육군부사관학교 소망군인교회(군종목사 김영호 대위)에서 세 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열렸다.

결혼식이 열린 배경은 특별하다. 소망군인교회는 그동안 부대내 기독군인들이 부활절과 성탄절 때 예물을 모아 부대장병과 어려운 이웃에게 전하는 행사를 해 왔다. 올해는 부활절 예물을 모아 부대 내에서 ‘가정을 이루었으나,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부부들에게 합동결혼식을 열어주기로 했던 것. 결혼식 이름을 ‘사랑비가 내리는 5월의 결혼축제’로 정한 것도, 봄비가 대지를 촉촉이 적셔 생명을 역동케 하듯이 동료 전우 가족들의 마음이 ‘사랑비’가 돼 결혼식을 올리는 가정들이 하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웨딩 업체들은 무료 협찬으로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이날 결혼식 주인공들은 현재 부사관학교에서 교육받고 있는 교육생 부부 2쌍과 간부 1쌍이다. 교육생인 박진찬, 전병구 하사는 일찍이 가정을 이뤘으나 결혼식을 미룬 채 직업부사관의 길을 택해 초급반 교육을 받고 있다. 그러던 중 학교측의 배려로 이번에 뜻밖의 결혼식을 올리게 된 것.

이들과 함께 결혼식을 올린 이는 훈련부사관 교육대 담임교관인 김영배 상사다. 그는 눈물겨운 투병 끝에 작년 사랑하는 자녀를 먼저 하늘나라로 보낸 가슴아픈 사연을 갖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끌었다. “부대생활에 열중하는 동안 내 가정을 지켜준 것은 바로 주변의 동료들과 부대의 배려였습니다. 감사한 마음을 받을 줄 아는 사람만이 진심으로 남에게 베풀 줄 아는 만큼, 전우들이 나에게 베푸는 ‘사랑의 단비’를 감사한 마음으로 잘 받겠습니다. 또 지금의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제 임무에 더욱 충실하고, 남에게 진정으로 베푸는 인생을 살아가겠습니다.”

김 상사의 소감엔 부대와 동료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가득했다. 합동결혼식을 올린 세 쌍은 결혼식 후 부대에서 무료로 지원하는 신혼여행(계룡 스파텔 2박 3일)을 떠나 기쁨을 더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