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웅 목사의 시편] 살고 싶은가, 그렇다면 섬기고 봉사하라
입력 2012-05-27 18:08
‘샘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책을 쓴 다니엘 고틀립이라는 분이 있다. 그는 심리학자요 정신의학전문의다. 그가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던 서른세 살 어느 날이었다. 결혼 10주년을 맞아 아내에게 줄 선물을 사러가던 중에 교통사고를 당한다. 이 사고로 그는 척추 손상을 입어서 전신 마비가 되고, 그 후 극심한 우울증을 겪으면서 급기야 아내와 이혼하게 된다. 현재 그는 재활에 성공하여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고 있는데, 그가 그 고통스러운 과정 속에서 경험했던 한 가지를 우리에게 소개했다.
그가 극심한 고통 중에 중환자실에 누워서 죽음만 생각하고 있던 어느 날 깊은 밤이었다. 담당 간호사가 그를 찾아와 외롭게 누워있는 그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혹시 당신은 심리 치료하는 분이시죠?” 이 질문과 함께 담당 간호사는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나씩 털어놓더라는 것이다. 그 여인은 한 남자를 사랑했는데 그 남자에게 배신을 당한 후, 도무지 외로움을 견딜 수 없었고, 이제는 간호사 생활을 더 이상 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때때로 강한 자살충동까지 느끼고 있었다. 긴 시간 동안 이 간호사는 누워있는 중환자에게 자신의 마음의 고통을 고백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야기를 듣던 다니엘 고틀립은 점점 이 여인의 마음의 고통을 공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여인의 고통스러운 삶의 무게가 자기의 가슴에 와 닿으면서 여인의 삶이 측은하게 여겨지게 되었다. 다니엘 고틀립은 이 여인이 너무나도 불쌍했다. 그리고 무슨 말이든지 이 여인을 붙들어 주고 싶었고, 그를 세워주고 싶었다.
이 여인과의 예기치 않은 긴 상담이 끝난 후, 다니엘 고틀립은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이 여인의 고통을 들어주며 함께 아파하는 시간 동안만큼은 자기 자신의 고통을 잊어버리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놀라운 것이었다. 왜냐하면 교통사고가 난 이후로 그는 자기의 고통을 단 한순간도 잊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진통제가 그의 고통을 잊어버리게 하지 못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살리고 세워주는 시간만큼은 자기의 고통이 잊어지더라는 것이다. 위대한 발견이었다.
이것이 세상 속에 심어놓으신 창조주의 법칙이 아닌가? 다른 사람을 살리고 세우는 것이 자신의 고통을 이기게 만든다. 더 나아가 자신의 존귀함을 깨닫게 만든다. 그러기에 이제 우리는 눈을 돌려야만 한다. 억지로라도 섬겨야 한다. 자기에게 매몰되는 것이 망하는 길이다. 전쟁 통에는 정신병자가 급격히 줄어든다는 말이 생각난다. 자기에게 매몰될 틈이 없기 때문이다. 오늘 스스로에게 외쳐보자. ‘살고 싶은가? 그렇다면 섬기고 봉사하라’
<서울 내수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