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전시-조각가 루이스 부르주아 ‘저명인사들’] 그리움에 아로새긴 두려움과 공허함
입력 2012-05-27 18:19
프랑스 출신의 설치조각가 루이스 부르주아(1911∼2010)는 1945년 미국 뉴욕에서 첫 개인전을 가진 후 1982년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열린 회고전을 계기로 국제적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전 세계에서 수차례 회고전을 가진 그는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 소장돼 있으며 대규모 회고전도 각국에서 수시로 열린다.
그의 한국 개인전이 ‘Personages(저명인사들)’이라는 타이틀로 6월 29일까지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린다. 2010년 9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후 국내 처음 마련된 전시로 1940년대 후반부터 1950년대 초반까지 작업했던 조각 작품 등 20여점을 선보인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점점 가늘어지고 단순화된 형태의 추상적인 인물상(사진) 등 그의 초기 작품을 볼 수 있다.
이 작품들은 1938년 남편과 함께 파리에서 뉴욕으로 이주한 작가가 프랑스에 두고 온 가족이나 친구들을 생각하며 작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르주아는 당시 아내로서, 엄마로서 그리고 젊은 작가로서 느끼는 두려움과 공허함을 작품 속 주변 인물들을 통해 채우려 했다. 가족과 집을 모티브로 한 설치작품 ‘Cell(밀실)’ 연작 중 한 점도 출품됐다(02-732-8449).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