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전시-수묵화가 김호석 개인전 ‘웃다’] 해학의 붓질로 전통과 현대 어울림

입력 2012-05-27 18:20


수묵의 붓질로 한국화의 전통과 현대적 접점을 모색하는 김호석(52) 작가는 문화재청 산하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로 있던 지난해 회화 수업 도중 학생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해임됐다. 인물화에 대한 강의에서 특정 신체 부위를 거론하는 것이 성희롱이냐는 논란이 일었고, 김 교수는 해임 무효 소송을 제기해 지난달 해임 무효 판결을 이끌어냈다.

수묵 인물화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작가는 그동안 마음고생을 많이 해 작업에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이를 보다 못한 지인들이 “작가는 작품으로만 말할 뿐이다”라며 두어 달 전에 전시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리고 6월 5일까지 서울 인사동 공아트스페이스에서 개인전을 연다. 전시 타이틀은 좋지 않았던 지난 시절은 잊어버리자며 ‘웃다’라고 지었다.

5년 만에 갖는 개인전에 작가는 30여점의 신작을 선보인다. 시어머니가 며느리의 흰 머리카락을 뽑아주는 모습을 그린 ‘날숨’, 백발의 할머니가 역시 백발 할아버지의 귀지를 파주는 모습을 담은 ‘생-生’(사진), 상처 입은 심정을 흐릿하고 뭉개진 얼굴의 초상화로 표현한 ‘먹(墨)’과 ‘법(法)’, 사막에 일렁이는 파도를 그린 ‘물질’ 등 작품들이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02-735-9938).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