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국군전사자 첫 유해 봉환] ‘12인의 영웅’ 62년만에 고국 품으로

입력 2012-05-25 19:21


북한에서 발굴된 6·25 전쟁 참전 국군 용사 12인의 유해가 62년 만에 조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북한지역의 국군 전사자 유해가 국내로 봉환된 것은 1953년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후 처음이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 박신한 대령은 25일 “1950년 12월 함경남도 장진호 전투 등에서 전사한 국군 유해 12구가 전날 공군 C-130 수송기 편으로 미국 하와이를 출발해 이날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최고의 예우를 갖춰 유해 봉환식을 거행했다. 서울공항에서 진행된 봉환식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김관진 국방장관, 김상기 육군참모총장, 제임스 D 서먼 한미연합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봉환식에 앞서 유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분들은 끝까지 찾아야 한다”면서 “가장 큰 국가 공로자”라고 위로했다. 이어 “전사자 유해 발굴사업은 통일이 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전사자들은 6·25 전쟁 당시 국군으로 입대해 카투사로 미군에 배속된 뒤 전투에 참가한 병사들이다. 12구 가운데 미 7사단 15전차대대 소속이었던 고(故) 김용수 일병과 이갑수 일병은 신원이 확인돼 유가족과 협의를 거쳐 6월 중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33년 부산에서 출생한 김 일병은 17세 어린 나이에 학도병으로 자원입대했다 전사했고, 16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난 이 일병은 34세 늦은 나이에 아내와 4살, 7살이던 자식을 뒤로 하고 전장에 뛰어 들었다가 장진호 인근 하갈우리지역 전투에서 전사했다. 유해발굴감식단은 나머지 10구도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북한 지역에서 발굴한 전사자 유해를 하와이의 미 합동전쟁포로실종자사령부(JPAC)로 옮겨 신원확인 작업을 거친 결과 12구를 국군 전사자로 확인했다.

국방부는 북한 지역에서 발굴된 유해가 처음으로 봉환됨에 따라 북한과 비무장지대에 묻혀 있는 국군 전사자 유해 발굴을 위해 적극 나서기로 했다. 북한에는 모두 3만∼4만여구의 국군 전사자 유해가 묻혀 있을 것으로 국방부는 추정하고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