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텃밭 충남·대전서 압승 선두 탈환…김한길 2위로

입력 2012-05-26 05:04


민주통합당 대표 경선 레이스의 1위가 또 바뀌었다. 전날 대구·경북에서 지며 김한길 후보에게 덜미를 잡혔던 이해찬 후보가 25일 충남과 대전에서 각각 치러진 지역 순회 투표에서 압승을 거두고 선두를 되찾았다.

이 후보는 천안 상록리조트에서 대의원 360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충남지역 경선(1인2표)에서 280표를 얻으며 1위에 올랐다. 강력한 경쟁자인 김한길 후보(75표)를 205표라는 큰 차이로 이기면서 5위로 밀어냈다. 김 후보가 5위로 처진 것은 지난 20일 순회 경선 시작 이후 처음이다.

단숨에 선두를 되찾은 이해찬 후보는 이어 대전 평송청소년문화센터에서 열린 대전지역 대의원 투표에서도 146표를 얻어 하루에 2연승을 거뒀다. 대의원 244명이 투표한 이곳에서 김 후보는 96표를 얻어 2위에 머물렀다.

이로써 이해찬 후보가 전체 누적 득표수에서 1398표로 1위, 김 후보는 1193표로 2위가 됐다. 이날 두 지역을 합친 득표수는 조정식 후보가 145표, 우상호 128표, 추미애 후보 124표 순이었다. 강기정(122표), 이종걸(57표), 문용식(37표) 후보가 뒤를 이었다. 이해찬, 김한길 후보를 제외한 전체 누적 순위는 그대로 유지됐다.

이 후보가 압승한 것은 그가 충남 청양 출신인데다 세종시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연일 계속되는 부진에 위기를 느낀 친노무현 진영이 다시 뭉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26일에는 창원에서 경남지역 대의원 대회가 열려 주목된다. 잠재적 대선주자인 김두관 경남지사의 입김이 큰 경남에서 김한길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지난 부산 지역순회투표에서는 문재인 상임고문의 영향력으로 이해찬 후보가 1위에 올랐다.

경선이 진행될수록 이해찬-김한길 후보의 선두 다툼이 치열해지면서 새삼 ‘이해찬-박지원 연대론’이냐 ‘김한길 대안론’이냐는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는 분위기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 21일 부산에서 치러진 지역순회 투표에서 주소지가 다른 지역 대의원 14명이 투표에 참여했다며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당헌·당규에는 당원의 당적지와 주민등록지가 반드시 동일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그러나 이번 일이 특정후보에게 유리하게 하기 위한 차원에서 벌어진 일이었다고 하면 선관위 뿐 아니라 당 윤리위를 통해서 엄중 문책하겠다”고 말했다. 또 당 비상대책위는 전날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의 정책대의원 구성 결정에 대해 “당헌·당규상 원칙과 기준에서 벗어났다”며 재논의를 요구했다.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