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저축은행 여신담당 女상무 자살

입력 2012-05-25 19:11

저축은행 비리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았던 미래저축은행 여신담당 김모(50·여) 상무가 25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해 1월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 이후 검찰 조사과정에서 은행 임직원이 자살한 것은 4번째다.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 관계자는 “김 상무가 서울 서초동 미래저축은행 지점 근처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며 “김 상무를 소환조사했지만 가혹행위는 없었으며 어쨌든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상무는 지난 5∼24일 6차례 검찰에 출석했다. 5일에는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이 밀항 직전에 빼돌린 돈 가운데 10억원을 검찰에 반환하고 관련 진술서를 제출했다. 김 상무는 김 회장이 차명으로 운영한 제주도 호텔카지노의 사실상 오너라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또 24일 김 회장이 빼돌린 자금 20억원을 김 상무가 갖고 있다는 정황을 확보해 조사했고 이날도 오후 2시까지 출석토록 통보한 상태였다.

김 상무는 “횡령을 한 것으로 의심받는 게 억울하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자살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김 상무가 검찰 조사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상무는 미래저축은행의 본점이 있는 제주도의 여신을 전담해온 김 회장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에는 저축은행 비리와 관련해 소환통보를 받은 김학헌 에이스저축은행 회장이 호텔에서 자살했다. 지난해 9월에는 제2상호저축은행 정구행 행장이, 11월에는 토마토2저축은행 차모 상무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저축은행 관계자 외에도 지난해 5월과 6월엔 금융감독원 부산지원 간부 김모씨와 임상규 순천대 전 총장이 저축은행 관련 비리조사 과정에서 자살했다.

한편 검찰은 100억원대 부당대출 및 수천만원대 대출커미션 수수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로 한주저축은행의 여신팀장 이모씨(45)를 구속기소했다.

노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