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제보자에 중형 반발… 미국, 파키스탄 원조액 삭감

입력 2012-05-25 19:01

오사마 빈 라덴의 소재를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알려준 파키스탄 의사에게 중형이 선고되자 미국 의회가 파키스탄에 대한 원조액을 즉각 삭감했다고 BBC가 25일 보도했다.

미 상원 세출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파키스탄에 대한 원조액 3300만 달러를 만장일치로 삭감키로 의결했다. 샤킬 아프리디가 33년형에 처해졌기 때문에, 형량 1년마다 100만 달러씩으로 계산한 상징적인 금액이라고 위원회는 밝혔다.

민주당의 리처드 더빈 상원의원은 “빈 라덴을 찾는 데 도움을 준 사람을 반역자라고 말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의 린제이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미국은 파키스탄을 필요로 하고, 파키스탄은 미국을 필요로 한다”며 “하지만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빈 라덴을 정의의 심판대에 세우는 것을 반대하는 파키스탄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의사의 징역형에 대해 “부당하고 부적절한 것”이라며 이 사건에 대해서 파키스탄을 계속 압박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파키스탄은 최근 몇 년간 미국의 해외 원조를 가장 많이 받고 있는 국가 중의 하나다. 이번 주 통과된 삭감안 이후에도, 만일 상원과 하원이 원조법안을 모두 승인한다면 2013년에 약 10억 달러의 원조를 받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