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 경쟁은 외국인투수 몫… 프로야구 마운드 새 흐름

입력 2012-05-25 18:54

국내 프로야구에 외국인 선수들이 영입된 것은 1998년부터다. 초창기에 활동한 대다수 재일동포 선수들의 국적은 일본이었지만 외국인 선수로 불리진 않았다. 국내 프로야구 정착을 위해 입국한 동포선수란 점이 강조됐다.

미국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들이 국내무대에 영입되면서 국내파와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하지만 낯설고 물설은 한국땅에서 그들이 미국에서 거둔 명성만큼 해낸 선수는 별로 없었다. 투수들의 예를 보면 지난 15년간 다승왕에 오른 외국인은 5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근 각 구단이 타자보다 투수를 선호하면서 메이저리그 20승 투수를 포함한 대단한 선수들이 속속 한국땅을 밟았다. 최근 5년동안 2008년 두산의 리오스와 2009년 당시 KIA 로페즈 등 2명의 다승왕이 탄생했다.

정규시즌의 27% 정도가 진행된 24일 현재 다승 및 마무리 부문에서 외국인 투수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올해만큼 그들간의 경쟁이 심할 때는 없었다.

다승부문에선 LG 주키치(사진)가 6승을 거두며 1위를 달리고 있다. 24일 경기에서 잘나가던 넥센의 9연승을 저지했다. 주키치에 이어 탈보트(삼성) 이용훈(롯데) 니퍼트(두산) 나이트(넥센) 등이 5승으로 뒤쫓고 있다. 다승 선두 그룹에서 이용훈만 토종선수로 고군분투하고 있을 뿐이다.

지난해 이맘땐 한국선수들의 활약이 거셌다. 박현준(LG)이 6승으로 1위를 달렸고, 배영수(삼성) 니퍼트, 김선우(이상 두산) 윤석민 양현종(KIA) 글로버, 이승호(이상 SK) 장원준(롯데) 주키치(LG) 등 10명이 4승으로 2위그룹을 형성했었다.

이 같은 외국인 투수의 득세는 정상급 토종선수의 부진 때문에 돋보인 측면이 크다. 국내 최고의 좌우 완투펀치인 류현진(한화·2승)과 윤석민(KIA·2승)은 비록 평균자책점 3위와 2위에 각각 올라있음에도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했고, 2009년 공동 다승왕 윤성환(삼성·2승) 역시 예년 같지 못하다. 또 2010년 다승왕 김광현(SK)은 정상컨디션이 아니어서 1군에도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세이브 부문도 두산의 프록터가 13개로 선두다. 세이브 부문은 2009년 롯데 에킨스가 공동 1위를 차지한 것이 유일한 기록일 만큼 오승환(삼성)을 비롯한 국내선수판이었다. 김사율(롯데)과 손승락(넥센)이 11세이브로 뒤쫓고 있다. 오승환은 정우람(SK)과 함께 8세이브로 공동 4위에 머물고 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