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희한한 새 장례풍습 ‘유골 다이아몬드’ 인기

입력 2012-05-25 18:50


세상을 떠난 가족을 잊지 못하는 그리움이 인조 다이아몬드에 단단히 새겨졌다.

홍콩에 사는 에바 주는 2011년 1월 사랑하는 아들을 암으로 잃었다. 이혼하고 아들과 둘이 살아온 그녀에게 17세 아들의 죽음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늘 아들을 그리워하던 에바 주는 유골을 활용해 인조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장례사업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십자가 모양의 목걸이를 주문했다. 이후 그녀는 24시간 내내 아들 유골 성분이 함유된 인조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착용하고 있다.

홍콩에서는 요즘 사망한 사람의 유골을 인조 다이아몬드로 만들어 간직하는 ‘희한한’ 장례 풍습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CNN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망자에 지나치게 연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유골을 다이아몬드로 만드는 것이 중국 전통 장례예법에 어긋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알고르단자사의 홍콩 지사가 2008년부터 시작한 이 사업은 인기를 끌면서 개업 4년이 안 돼 수익이 2배로 늘었다.

홍콩 지사장 스폿 퐁은 “땅이 좁은데다 매장 조건이 까다로운 홍콩의 사정에 착안해 망자를 좀 더 가까이서 기억하도록 하기 위해 이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제작 과정은 의외로 간단하다. 유골가루 200g 정도에서 순도 90% 이상의 탄소를 추출해 정제한 다음 검은색의 부드러운 흑연을 얻는다. 이를 9시간 정도 초고온·고압을 가하면 투명하지 않고 푸르스름한 색의 인조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진다. 값은 4분의1캐럿(50㎎)이 3000달러(360여만원)이고, 최고가는 3만7000달러(2캐럿)다.

알고르단자는 이 다이아몬드를 ‘추억 다이아몬드’라고 부른다. 회사명 알고르단자가 스위스말로 ‘추억’으로 불린다. 이 정도 금액은 매장 비용이 보통 수만 달러가 드는 홍콩 장례 현실을 감안할 때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CNN은 전했다.

정진영 기자 jy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