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첩병서 남은 내용물 깨끗이 짜내는 방법은?… 하버드·MIT ‘발명 경쟁’

입력 2012-05-24 19:12


세계 최고 대학인 하버드와 매사추세츠 공대(MIT)가 ‘하찮은 주제’로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다. 사소하지만 누구나 한번쯤 느꼈을 법한 골칫거리인 케첩병에 대한 것이다. 왜 항상 거의 다 먹은 케쳅병에서 남은 케첩을 깔끔하게 짜내는 것은 어려울까. 용기가 유리이건 플라스틱이건 얼마 남지 않은 케첩은 끝내 완전히 나오지 않고 용기에 붙어 있기 마련이다.

아후뉴스는 24일 미 MIT 연구팀이 마지막 한 방울까지 깔끔하게 떨어지는 케첩병을 발명해 ‘우리 세대의 가장 하찮은 주제’를 해결했다고 전했다. 비밀은 초현대적 물질인 ‘리퀴글라이드(LiquiGlide)’다. 이 물질은 독성이 없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병 내부에 코팅할 수 있다.

이 특수 코팅을 개발한 MIT 박사과정의 데이브 스미스는 “이것은 바위처럼 단단하지만 액체처럼 미끄럽다”며 “병이 유리이건 플라스틱이건 상관없이 케첩이 손쉽게 흘러나온다”고 말했다.

MIT가 ‘신기원’을 발명해내자 인근 라이벌 대학인 하버드도 가만있지 않았다. 하버드는 식물을 재료로 한 코팅 물질로 비슷한 케첩병을 개발 중이다. 어느 대학의 발명품이 실용화될지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케첩병이 뭐 대수라고 이런 경쟁이냐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용기 시장규모가 무려 170억 달러(약 20조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스미스는 “모든 용기에 리퀴글라이드 코팅을 쓴다면 매년 버려지는 케첩 소스 100만t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