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중화장실 위생기준’ 논란… “파리 3마리는 불륜 우려 2마리가 적당”

입력 2012-05-24 21:51

“파리 한 마리는 외롭고 세 마리는 불륜을 일으킬 수 있으니 두 마리가 가장 적당?”

깨끗한 공중화장실 만들기 캠페인에 나선 베이징 시정부가 지난 22일 비현실적인 ‘공중화장실 위생 기준’을 홈페이지에 올린 뒤 커다란 논란에 휩싸였다.

이 기준은 ‘화장실 내 파리 2마리 초과 불가’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 2개 이하’ ‘30분 이내 쓰레기 수거’ 등 기준이 지켜졌을 때 ‘청결’로 판정하는 것으로 돼 있다.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암모니아수나 황화수소의 양도 규제했다. 이들 화학약품은 많이 사용하면 악취를 풍기기 때문이다. 악취 기준은 6등급으로 구분했다. 휴지통, 화장실 설비, 근무자 훈련 등에 대한 세부 내용도 정했다.

이 가운데 ‘파리 2마리 이내’와 ‘30분 내 쓰레기 처리’ 2가지 기준을 놓고 네티즌의 비난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이들은 파리는 날아다니는 데다 번식이 빨라서 마릿수를 갖고 기준 달성 여부를 확정하는 건 무리라고 지적했다.

네티즌들은 “공무원들은 규제를 만들어내는 데는 천재다”라고 비판하는가 하면 “세 마리는 불륜을 일으킬 수 있으니∼”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30분마다 쓰레기를 치우라는 데 대해서도 무리라는 의견이 두드러졌다.

이처럼 비판이 고조되자 시당국은 “파리 수를 일부러 세는 것은 아니고 화장실에 들어갔을 때 시선에 들어오는 파리를 말하는 것”이라면서 “이러한 기준이 강제적인 것은 아니고 계도 차원일 뿐”이라고 물러섰다.

베이징시내 공중 화장실 중에는 악취를 풍기거나 지저분한 곳이 아직도 상당수에 달해 시설 개선이 절실한 형편이다. 시당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에도 화장실 위생 기준을 강화했지만 제대로 추진되지 않았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